매거진 삶표연탄

갤갤거리던 차와 돌땡이 허벅지

by 이유 임민아

아침부터 일이 꼬였다.

다음 달 파주로 연수를 오는 기관 담당자들과 사전답사를 하기로 한 날인데, 차 시동이 안 걸린다. 배터리가 방전돼 갤갤거리다 꺼지고… 다시 갤갤... 하는 수 없이 콜택시를 불러 미팅 장소로 향했다.

몸도 마음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지난 주말 윷놀이 여파로 허벅지가 돌땡이 같이 뭉쳐서 앉는 것도, 일어서는 것도,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었다. 온갖 낑낑거리는 소리를 속으로 삼키며 겨우 일정을 마쳤다.

작업실에 앉아 한숨 돌리고 스케줄을 정리해 보니, 올해도 추석 연휴는 반납해야 할 처지다.

저녁에 남편과 밥을 먹으며 물었다.
“나 일 없을 때 어땠어? 기억이 안 나.”
남편은 웃으며 대답했다.
“매일 드라마 보고 뒹굴고 좋았지. 근데 일 없다고 걱정이 태산 같았어.”

숨이 턱 막히는 순간이었다.
매년 반복되는 이 패턴.
일이 많아도 힘들고, 일이 없으면 또 불안하다.

그래도 웃었다.
이런 넋두리를 들어주는 남편이 곁에 있고,
일이 있다는 건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니까.


+ 덧붙여서

2025년 경기 전통놀이 한마당 윷놀이 대회에서 공동 3위 수상, 상금 100만 원 ㅎㅎㅎ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삶표연탄 개업과 숫자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