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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비부비 Jun 17. 2020

리뷰 | <#살아있다> 당신을 살아있게 만드는 원동력

신선한 생존 영화 <#살아있다> 리뷰

영화 <#살아있다> 스틸

당신을 살아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 돈 등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사람이다.


영화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의 공격에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시, 영문도 모른 채 잠에서 깬 준우의 생존기를 그린다.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집이지만 혼자 남겨졌다는 불안감과 외로움과의 사투를 벌인다.


영화는 관객을 준우와 마찬가지 상황에 몰아넣는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화로운 일상을 시작하는 준우의 모습을 시작으로, 좀비에 대한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영화 속 한복판으로 데려다 놓는다. 가장 먼저 알게 된 정보는 좀비로 변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것, 그리고 이미 변한 상태에서는 상대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


이 두 가지 정보를 급하게 얻은 준우는 첫 번째 죽음 앞에 놓인다. 자신을 옆집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한 남자의 습격이다. 직접 겪어 보는 것이 정보 습득에 가장 빠르다고 했던가. 눈 앞에서 펼쳐지는 좀비 변신쇼는 준우를 한 번에 이해시킨다. 현재 재난의 중심에 홀로 있다는 것을.


영화 <#살아있다> 스틸

준우는 빠르게 생존을 위해 머리를 굴린다. 남아 있는 음식을 보고 '엄마 말 잘 들을 걸'이라는 뒤늦은 후회도 해보고, 술에 취해 현실을 잊으려고도 한다. 아버지의 술을 마시며 미안한 마음도 잊지 않는다. 어쩌면 감사한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홀로 살아 남은지 며칠 동안은 여전히 현실 속에 살고 있다. SNS 채널에 영상을 올리며 '좋아요' 요청과 '구독' 독려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있음을 SNS를 통해 알린다. 인터넷이 끊기가 전에 아직은 완벽히 고립된 것이 아니었다.


좀비의 출몰은 많지 않다. 집에 갇혀있는 준우에게 좀비보다 위험한 것은 바로 고독과 배고픔이다. 집은 안전하다. 홀로 있다는 외로움만 잊는다면 그럭저럭 배고픔도 괜찮다고 느낀다. 가족과의 연락두절에 식량이 바닥난 순간, 준우는 버틸 힘을 잃어간다.


영화 <#살아있다> 스틸

준우를 살린 것은 생존 시그널이다. 혼자가 아니라는, 유빈(박신혜)의 시그널은 죽음의 문턱까지 간 준우를 살려낸다. 그의 얼굴도 목소리도 들을 수 없지만 함께 살아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준우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지금까지 좀비물은 단체로 좀비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부산행>에서는 공유와 마동석을 필두로 한 무리가 있었고, <킹덤>은 주지훈을 필두로 부대가 만들어졌다. <#살아있다>는 평범한 두 남녀를 고립된 상황에 몰아넣고, 단절과 고립이 얼마나 힘겹고 무서운지를 느끼게 한다.


영화 <#살아있다> 스틸

얼굴을 마주하던 이웃이 날 뜯어먹기 위해 달려드는 것보다, 창궐하는 좀비에 맞서 싸우는 것보다 데이터와 와이파이, 문자, 전화 등 모든 것이 끊긴 채 고립된 상황이 더욱 현실적인 공포를 만들어 낸다.


<#살아있다> 정보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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