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2일 총궐기 다음 날 쓰는 편지
대통령을 칭찬합니다.
11월 12일 백만 명이 넘는 국민이 청와대 앞에 모였습니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이게 나라냐’ 라고 한탄하며, 당신이 대통령인 나라에 국민인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당신으로 인해 하나가 되었습니다. 줄곧 새누리당을 찍은 사람과 함께 촛불을 켰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다 대통령 덕분입니다.
대통령을 칭찬합니다.
효심이 많은 당신이여, 독재자 박정희의 신화가 당신으로 인해 무너지는 것을 봅니다. 이번 기회에 싸그리 청산되었으면 좋겠네요.
다 대통령 덕분입니다.
대통령을 칭찬합니다.
당신의 효심으로 그렇게 원했던 국정교과서도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파기될 것입니다. 교과서 편찬에 부역했던 역사학자들. 더불어 당신이 훌륭하게 키운 개들, 일테면 이정현, 김진태, 윤상현같은 분들도 당신의 순장조가 될 것이 눈에 선합니다. 또한 권력에 빌붙어 부역한 검찰조직도 솎아내야 되겠지요.
다 대통령 덕분입니다.
대통령을 칭찬합니다.
대통령께 특히나 감사드려야 할 것은 스스로 권력이 얼마나 허접한지 여실히 보여주셨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믿던 한 아줌마가 벌인 일은 참으로 추잡합니다. 오죽하면 얼굴만 봐도 속이 미식거릴까요.
그래서 사과드립니다.
혹여 길을 가다가 전광판에 당신의 얼굴이 나오면 오바이트가 쏠렸습니다.
‘대통령 하야’ 피켓 앞을 걸어가면서도 시술을 받았는지 탱탱해진 얼굴로 해맑은 미소를 짓는 당신의 모습은 참으로 공포스러웠습니다.
언젠가는 ‘악어의 눈물’이 무엇인지 단아한 모습으로 직접 시범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치밀었던 분노는 아직도 가시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당신의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그러니 크게 칭찬 받으시며 떠나세요.
하야하세요.
칭찬합니다.
안 그러면 잡아끌려 내려오셔야 합니다.
그래도 대통령이신데,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스스로 내려오세요.
오늘은 68년만의 슈퍼문이라고 하네요.
달을 보며 우주의 기운을 모아 대통령을 위해 기도할게요.
이럴 때일수록 건강 챙기시구요,
덕분에 얻은 국민 대통합 감사합니다.
대통령을 칭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