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대통령

치 떨리는 당신께

by 이게바라

대통령에게 보내는 마지막 글




세월호 7시간 비밀 중에 일부분이 밝혀졌습니다.

그날 당신은 머리를 하셨다고 합니다.

강남 미용실의 원장을 불러다가 그것도 약간 헝클어뜨린 머리를 연출했다고 합니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분해서 눈시울이 뜨거워짐과 동시에 모골이 송연해졌습니다.


지금껏 당신에게 보내는 글이랍시고 끄적댄 이유는,

당신이 믿는 그분 얘기를 듣고 도저히 분을 삭일 길이 없어서였습니다.

한데 이번에 접한 세월호 7시간 일 부분은 분을 넘어서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2014년 4월 16일에 찍혀진 영상을 잊지 못합니다.

그 영상은 제가 본 영화를 포함한 모든 영상 중에 가장 충격적이고 무섭고 아프고 슬픈 영상이었습니다.

그것은 침몰하는 배 안의 아이들이 서로를 찍은 셀카 영상.

재난 영화를 예상하고 마음을 다잡고 본 영상 속의 아이들은

뜻밖에

해맑고 장난스런 모습......



그 시간에 당신은 무얼 하셨나요?


그 일부분이 밝혀졌는데..

머리를 하셨다고요?

강남의 원장을 호출해서?

청담동에서 청와대까지 오는데 시간이 걸렸을 테고.

일부러 부스스한 모습을 연출하셨다고요?



지난 두 달 가까이

분노가 치밀어도 아무것도 못 하는 내 모습에 이런 글이라도 끄적이며 분을 삭였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쓰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매시간 쓴다 한들 모자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탄핵의 절차도 불필요하십니다.

당장에 머리채를 움켜쥐고 청와대에서 광화문 한복판까지 질질 끌고 나와도 성이 차지 않습니다.

광화문에 끌고 나와 백만 시민들에게 공개재판.. 아니 재판도 필요 없고,

세월호 유족 분들께 무릎이 짓뭉개 지도록 빌고 빌어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7시간 비밀에 대해 더 이상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더 알기가 두려울 지경입니다.



연쇄 담화범인 당신이 담화를 포기하고 자신의 개들을 찾아 ‘탄핵이 가결이 되어도 담담히 국가를 위해 갈 각오가 돼있다’는 말에 꼭 그러라고 말씀드립니다.


각오를 단단히 하셔야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시원하게 욕이라도 하고 싶은데,

어떠한 욕도 당신을 설명하기 힘듭니다.



이것이 당신께 드리는 마지막 말이자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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