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y 이게바라

어김없이 찾아온 새해에 오가는 인사말이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영혼 없이 늘상 들어왔던 인사말에 새삼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받으세요...."


복을 '누구'에게 받으라는 말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인사를 하는 당사자가 주겠다고 딱히 지칭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복 많이 드릴게요" 혹은 "복 나눠 줄게요" 따위가 되어야 맞습니다.


새해 인사를 풀어보면 이런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복은 당신이 알아서 받아요. 그 복이 어디 있는지 누가 주는지 저는 알지 못 하겠지만 말입니다.'가 가장 적절한 해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복은 제가 인사하는 상대가 알아서 얻어야 한다는 말처럼 생각되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받다>라는 동사의 사전적 의미는 찾아봤습니다.

'다른 사람이 주거나 보내오는 물건 따위를 가지다.' 였습니다. .


무척이나 수동적인 말이었습니다.


차라리

"새해 복 많이 찾으세요" "복 많이 가지세요" "복 많이 먹으세요" 등의 말이

스스로 복을 획득한다는 의미가 강해서 오히려 낫지 않나 생각해 봤습니다.


혹은

인사를 하는 사람의 의지를 담아,

"새해 복 많이 드릴게요" "복 많이 줄게요" "복 많이 가져가세요" 등의 말이

인사를 하는 사람의 의사가 담겨 있어서 좋지 않나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 그래서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얼마나 좋은 인사말인지, 어쩜 이리 절묘한 뉘앙스를 갖고 있는지 무릎을 칠 정도였습니다.


참으로 좋은 인사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복' 이라는 것은 스스로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힘쓴다고 해서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복' 이라는 것은 내가 주고 싶다고 '여깃다 가져가라' 식으로 던져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복'

즉, '삶을 누리면서 만족할 만한 행복'은 그런 것이 아닌 겁니다.


누군가 누구에게 주고받는 관계에서 자연히 일어나는 게 '복'인 겁니다.

그래서

'복'은

갖고자 해서 가져지는 것이,

주고자 해서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의 관계 속에서 발생되는 무엇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내가 감히 네게 줄게,라고 말해서는 안 되고,

그래서 감히 네가 힘써 찾아보라고 해서도 안 되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가장 복된 순간은

추웠던 촛불집회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에게 희망과 격려가 됐던 바로 그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얘기는 결국 함께 더불어 살자는 얘기였습니다.

새해에 정말 안성맞춤인 인사가 아닐는지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병우 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