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카페 풍경

포인트 적립해주세요

by 이게바라

카페는 어떤 곳인지...

요즘은 도서관 대용으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도 하고,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잠깐 들려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직장동료,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곳이기도,

그럼에도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카페는 연인들의 데이트 공간이다.



자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본 사실을 그대로 나열하는 것이다.

어떠한 과장이나 혹은 성차별적 시선은 있지 않다.


주말 오후,

카페는 대로변에 있는 카페가 아닌 한산한 길 안쪽 카페였다.

그곳에 남녀가 앉아있다.

20대로 보이는 남녀는 아무 말도 없이 앉아있다.

이렇게 단둘이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는 경우는 필시 둘 사이에 문제가 있을 터이다.

근데 이게 웬걸 둘의 관계는 심각해 보인다.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이다.

남자는 서둘러 카운터 쪽에서 냅킨을 빼어 여자에게 갖다 준다.

여자는 눈물을 닦는다.

닦고 닦아도 눈물은 자꾸 흘러내린다.

아무래도 남자에게서 이별을 통보받았나 보다.

그 이유 아닌 다음에야 설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난감해 하는 남자는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여자는 눈물을 훔치다가 카운터 쪽으로 온다.

냅킨을 뽑아 훌쩍이는 콧물을 닦은 여자는 포스 기계 앞에 선다.

카페 쥔장은 여자에게 묻는다.


"뭐 필요한 거라도..."


그러자 여자는 말한다.

어느새 표정도 싸악 바뀌어 있다.


"저기 아까 계산한 거 포인트 적립 좀 해주세요~"


여자의 말이다.


여자는 덤덤한 표정으로 포인트를 적립하고 자리에 앉았다.

물론 그녀는 그 후 계속 덤덤한 표정이었고,

남자가 화장실에서 한참을 있다가 나온 뒤도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다가 나갔다.

남자가 앞서 걷고 여자는 뒤에 따라가는 형세로,

앞서가는 남자의 발걸음이 빨랐다.


나는 포인트 적립하는 그녀의 표정,

카페에 나가는 남녀의 모습까지 잘 보이는 자리였다.


멀어져 가는 남녀를 보면서 이별의 한 풍경이 지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별의 순간에도 적립하는 여자가 있고,

화장실에서 다른 친구에게 지금의 상황을 톡으로 설명했을 남자. (이건 어디까지나 추정이지만)


그렇게 또 한 쌍의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고.



해가 질 무렵

나는 옆자리에 때이른 빙수를 사이좋게 나눠먹는 연인에 밀려 카페를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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