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끝사랑
이제 내 정체성으로 밝혀야 할 때이다.
나도 변하고 있음을.
제행무상.
제법무아.
결국엔 변하는가, 변하고 마는가.
스멀스멀 시작된 변화는 혀끝에서 시작하여 내 온몸에 퍼져버리고 말았다.
도저히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하늘에 내리는 비를 어찌 피한단 말인가.
흐르는 세월을 어찌 비켜간단 말인가.
자 이제 실토한다.
나의 정체를.
그동안 쌓아왔던 내 정체를 송두리째 던져버리겠다.
그래,
그렇다.
이제 더 이상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에 늘 떡볶이라 말했던 나.
몇 날 며칠을 떡볶이만 먹어도 좋았던 나.
세월이 흘러도 '여중생 입맛'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던 나.
이제는 더 이상 떡볶이를 원하지 않는다.
혀끝에서는 이미 변절의 신호를 보내고 보냈음에도
나는 알지 못 했다.
그래서
여전히 버릇처럼 떡볶이를 찾았고,
애꿎은 떡볶이 가게만 맛없다고 폄훼해왔다.
하지만 이제 인정한다.
이제 내 혀는 더 이상 여중생이 아님을.....
봄이 왔음을.
계절이 바뀌듯 세상 모든 것은 변함을.
나의 혀끝마저도.
내 혀끝사랑, 떡볶이야... 가끔 별미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