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모야 독립영화 만들기

2015년 7월 22일 _ '흔들리는 물결' 편집본을 보다.

by 이게바라

"<흔들리는 물결> 처음 써서 우리한테 공개했을 때가 언제지?"

"2008년도지"

내가 묻고, 김진도가 답한다.

그렇다. 김진도는 2008년도에 <흔들리는 물결>이라는 시나리오를 썼다.

여기서 '김진도'가 누구인지 집고 넘어가 본다.

그의 지난 이력은 각설하고,

그는 올해(2015년) 봄에 영화사 '청년'에서 저예산으로 <흔들리는 물결>을 촬영했고,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그러던 그가 7월 14일 편집실로 급하게 나를 부른다.

편집 중인 <흔들리는 물결> 함 보라고...

보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걱정을 한다. 적은 예산, 짧은 일정, 열악한 환경 등등...

영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함께 조수생활을 했던 형이나 동생이 감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 같은 경우 당연히 영화를 보게 되는데.. 그 영화가 재미없다면....

대략 난감

편집실에서 보게 되는 경우는 특히 부담스럽다. 아직 과정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힘을 북돋워주는 것은 물론 더 좋은 결과물이 되기 위해 도움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진도의, 아니 김진도 감독의 영화는 최고였다.

병원을 그만두는 원희를 연우가 등 뒤에서 확 미는 장면이 있다.

지금까지 절제되어 있던 그들의 감정이 터지는 대목인데,

난 그 부분이 감독 김진도의 감성적 능력이 터지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꼭 영화를 찾아서 보시기를 권합니다)

김진도의 <흔들리는 물결>은 순제작비가 불과 2억 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 어디서도 투자를 받지 못 했다.

그런 그의 영화가 나에겐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다.

나는 생각한다. <흔들리는 물결>이 영화화되지 못 했다면... 만약 그랬다면....

그것은, 그것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이런 예가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내 조카 용탁이가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기 힘든 것처럼

<흔들리는 물결>은 반드시 만들어져야 했던 영화다.

영화감독이란 꿈 앞에서 힘들어 허덕이는 수많은 감독지망생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에게 꼭 찍어야 할 이야기가 있냐고? 그저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영화판에서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말이다.

실은 나에게 묻고 싶은 이야기다.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러하다.

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그 얘기가를 꼭 영화로 만들겠다고.

그것이 바로 <당신과 함께 춤을> 이라고.


아... 지금 이 순간,

누군가의 머릿속에, 혹은 누군가의 손끝에서 활자화되고 있을 꿈...

그 누군가의 꿈이 있어 행복하다. 진도의 <흔들리는 물결>이 내게 행복을 줬듯이.

그 모든 꿈들이 영화화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그중에 내 영화도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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