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 중고나라

아나키스트의 삶으로

by 이게바라

​그저께 새벽 3시.

나 홀로 맥주 한 잔을 했어.

피곤했고, 그동안 술을 멀리 했던 탓에 맥주 한 병에도 술기운이 올랐어.

아... 그래, 앞으로 벌어질 일을 술탓으로 돌리려는 거야.


​스트레스 받거나 기분전화할 때 어떻게 해?

난 말야,

'중고나라'에 들어가.

그 나라 다들 알지?

난 '중고나라'에서 많은 혜택을 입었거든.

대통령도 없는 그 나라는 나눔을 기본 정신으로 하고 있어.

나는 모두가 평등한 '중고나라'를 나의 조국이라고 당당히 말하곤 했지.

그래, 나는 중고나라 시민이야.

중고나라 시민은 서로 깍듯이 존중하며

직거래때도 수줍게 만나 양보와 나눔을 기본으로 거래를 하고는 하지.

이렇게 차츰 신뢰가 쌓여가니 직거래보다는 바로 입금을 하는 쿨거래를 하게 되더라고.

신속한 쿨거래.

그러니까 네고 없이 바로 계좌 묻고 돈 쏘고.

​그렇게 나는 '중고나라'의 쿨가이였지.


그래, 그저께 그날도 나는 기분 전환을 하러 나의 조국을 찾았어.

빠르게 서치를 하던 중에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노트북이 올라와 있는 거야.

그 가격은 30만원이었어.

지역이 군산이라는 ID가가 '예전처럼살랄​'씨는 택포 30에 LG그램을 넘기겠다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나는 선뜻 입금을 하였지.

입금을 하고 나서야. 노트북 가격이 너무 싼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 그 생각이 들기까지 입금 후 채 1분이 소요되지 않았어.

나는 중고나라에 들어가 '예전처럼살랄' 씨를 찾았지.

근데 불과 1분 만에 '예전처럼살랄' 씨는 사라졌어.

그의 계정도,

그가 올린 노트북도.

'예전처럼살랄'씨는 대신증권에 권대현이라는 이름으로 계좌를 가지고 있었어.

그 이름은 물론 실명이 아닐거야.

신고를 하기는 했는데 아직은 감감무소식.


내탓이야.

내가 먹은 술 탓이야.

싼 금액에 노트북을 살 수 있을 거라는 욕심 탓이야.


내 욕심 탓이야.



이제 '중고나라'의 쿨거래 시민은 죽었어.


난 이제 조국을 등지고 아나키스트의 삶을 살거야.


'중고나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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