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수 _ 2020년

by 이게바라

참 가을 날씨



‘달빛동맹’이라는 술집이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실제로는 12월 중순 경에 오픈했지만, 사업자등록증에 기입된 날짜가 오늘이다.

(대출을 받기 위해 오픈을 미리 당겨서 해야 했다.)


2017년 11월 11일. 그 후 3년이 지났다.

나는 3년 동안 무얼 했는가?

가게를 시작할 무렵에 나는 <월매 주막>이라는 퓨전 사극을 쓰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춘향전의 엄마, 월매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

2018년이 되자 <월매 주막>을 함께 준비하던 프로듀서가 소설책 몇 권을 주면서 제안을 했다. 사극은 제작비가 많이 드니 저예산 상업영화로 태세 전환하자고.

그래서 소설 원작을 갖고 시나리오를 썼다.

시나리오를 다 쓰고 났더니 2018년 여름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소설을 권한 프로듀서가 소설 판권을 확보하지 못했을뿐더러 이미 소설의 판권이 팔린 것. 황당한 일이지만 나는 곧 나의 시나리오를 펼쳐보지도 못 하고 접어야 했다.

다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이 시나리오는 내가 난생처음 쓴 시나리오를 리빌딩한 것이다. ‘사춘기’라는 시나리온데 제목처럼 성장기 시나리오다.

'사춘기'를 2019년 4월까지 썼다. 이 시나리오를 가지고 투자자를 만났다. ‘사춘기’를 가지고 만났으나, 예전에 썼던 ‘사월 이야기’라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투자담당자와 조율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투자담당자는 내 시나리오들을 나쁘게 보지 않은 덕이다.

‘사월 이야기’는 연쇄살인범과 그 가족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이다.

투자담당자와는 다른 아이템도 주고받으며 다른 콘텐츠를 함께 개발했다. 그러면서 2019년 하반기가 지나갔다.

2019년 12월에 투자담당자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 듣는다. 투자심사에서 ‘사월 이야기’가 통과되었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려니 했다. 투자심사에서 통과되었다고 영화가 메이드 되는 것은 아니니까.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고비는 넘기는구나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 지나지 않은 2020년. 1월. 안 좋은 소식을 접한다. ‘사월 이야기’가 투심에서 통과되었지만 전년도 투자한 영화들이 수익이 없다는 이유로 상반기는 투자 없이 그냥 넘어간다고 말이다.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실망이 없을 수도 없었다.


그 후 <기쁜 우리 젊은 날>이라는 시나리오를 쓰다가 막혀 중단하고,

현재는 시나리오 한 편을 쓰는 와중에, 웹툰 원작을 가지고 숏폼형식의 드라마를 진행 중이다.

전자는 내가 쓰는 시나리오로 제목은 <네가 보이면>이고,

후자는 말하면 ‘알만한 감독들’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로 동료 작가와 함께 기획에 참여한 작업이다.



이렇게 3년을 정리하고 보니, 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된 것도 없다.

앞으로 ‘달빛동맹’ 계약 기간이 2년 남았다.

계약기간이 끝날 때는 내 마음에 뭔가가 재계약되길 간절히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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