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토 _ 2020년

by 이게바라

비 올 것 같은 흐린 날씨



‘알만한 감독’들에 관해 말해보겠다. ‘알만한 감독’들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울러 그들이 만든 영화를 좋아한다. 참 많이 좋아하는 감독들이다.

그들과 함께하려던 일이 엎어진 것에 아쉬움 감정을 들여다보면,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나는 ‘알만한 감독’들에게 의지하고 싶었던 거다. 이제 그런 마음 따위와는 작별을 고한 줄 알았는데 구질구질하게도 찌끄러기가 남아있다.

이참에 그 찌꺼기도 창문을 활짝 열고 풀풀 털어버리려 한다.

찌꺼기는 샘이다. 부러움이다.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혹은 가려고 하는 곳에 도달한 사람에 대한 부러움. 그것이 내 찌꺼기의 전부다.

그들은 감독이고 나는 감독이 아닌 것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간극이다.

수년 전에도 ‘알만한 감독’들과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때도 웹툰을 원작으로 작업을 했었다. ‘알만한 감독’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준비하였고, 나는 오로지 그 작업만을 하였다. 그 일이 성사되면 공동연출을 할 수 있다는 행복회로를 돌리면서 내 딴에는 최선을 다했다. ‘알만한 감독’들에 얹혀서라도 연출이란 걸 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그렇게 하였다.

그러면서도 나는 나의 샘, 시기심 때문에 힘들어했다.

결국, 작업 도중에 풍을 맞기도 하였다. 어깻죽지가 찢어지듯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풍이라고 했다. 그 후 몇 날 며칠을 목과 어깨를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파했던 기억이 있다.

그랬다.

샘이 풍을 부른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고 꺾이고, 꺾이면서 자연스럽게 시샘과 멀어졌다.


그런데,

아직도 시샘이란 감정이 남아있어 반갑다.

이참에 이 시샘을 훌훌 털어버리려 했는데,

풍을 유발하기에 한참 모자란 시샘을 버릴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앞으로도 이 얼마 남지 않은 시샘을 고이 간직할 생각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무도...... 이 시샘을 보지 못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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