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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게바라 Mar 26. 2022

1월 9일  일 _ 2022년

오늘은 ‘영화’를 보지 않고, 대신 ‘영상’을 찍었습니다.

작년(2021년) 팔월 한가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한가위부터 시작한 이유는, 

매달 보름달이 뜰 때 영상을 업로드하기로 해서입니다. 


오늘 촬영한 영상은, 

이번 보름에 올릴 영상을 촬영한 것인데, 

촬영장면은 대략 이런 장면입니다. 

김감독 역의 ‘김아무개’가 술집 주인 역을 맡은 ‘김모씨’에게 핸드폰으로라도 뭐든 찍겠다고 얘기하는 대목입니다. 

그 대목에서 예상치 않게 ‘김아무개’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펑펑 울 기세였는데 억지로 참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김아무개'는 실제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감독지망생입니다.


제가 ‘김아무개’의 대사처럼 핸드폰으로 뭐든 찍겠다고 시작한 것이 벌써 몇 개월이 흘렀습니다. 

처음 영상 찍을 때 제 마음가짐이 이랬는데요, 

그 마음가짐이 촬영에 있어 규칙 아닌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것들입니다.      

핸드폰으로 촬영한다.

대본 없이 찍는다. 

콘티 없이 찍는다. 

촬영시간을 6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결과보다는 과정의 즐거움을 우선시한다. 

잘 찍으려 하지 않는다. 

화면, 미장센 따위는 엄두도 내지 않는다.

단 인물(배우)에게는 집중한다. 


한마디로 요약하지만 돈 없이 제 맘대로 찍고 싶었습니다, 최대한.  


다만 저와 작업한 배우들 얼굴에 먹칠하면 안 되겠다는 걱정은 있었습니다. 

오로지 그거 하나가 맘에 걸리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렇게 작업을 쭉 해오다가 또 영상을 업로드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껏 함께한 배우들과 새로운 이야기를 구상 중인데, 

그 이야기로 가는 브리지 장면을 오늘 찍은 것입니다. 

헌데 오늘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김아무개’가 눈물을 터트린 것입니다. 

오늘 촬영에 배우 역할을 해준 ‘김아무개’와 ‘김모씨’는 저처럼 감독이 되고자 하는 동료들이기에, ‘김아무개’의 눈물이 그냥 연기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예상에 없던 눈물이었지만 저는 이 테이크를 그대로 쓸 것입니다. 

오늘 찍은 영상은 
오로지 우리 셋(저와 ‘김아무개’ 그리고 ‘김모씨’)만 동의하면 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김아무개‘의 눈물이 저의 욕망을 자극했습니다. 

잘 찍고 싶은........    

하지만 맘처럼 되지 않을 것이기에 기분이 끝 간데없이 가라앉습니다. 


저는 지금 제 작업방식을 상업영화로 가는 과정으로 보지 않습니다. 

숟가락 들 힘이 있다면 계속해서 찍을 요량으로 찍는 것입니다.      

'잘 찍고 싶은.....' 제 욕망을 잘 다독이며. 

처음 맘처럼 못 찍어도 계속해서.

제 맘대로 말입니다. 


https://youtu.be/XJ6n9omwSOs

https://youtu.be/KvjuJUPNx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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