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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게바라 May 21. 2022

3월 22일  화 _ 2022년

넷플릭스에 <맨인더다크2> 가 메인 화면에 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저 없이 봤습니다. 
 <맨인더다크 Don‘t Breathe 2016>를 워낙에 재밌게 봤었기에 전편에 대한 예의로. 

사실 속편은 기대감 없이 봤습니다. 전편이 워낙 재밌었기에 그와 비슷한 얘기를 한다면 틀림없이 망작이 될 확률이 높다고 봤거든요.

하지만 웬걸? 흥미로웠습니다. 나름의 반전도 있었구요. 

속편을 보고 내친김에 전편도 다시 보았습니다. 

처음 볼 때보다는 확실히 긴장감이 떨어졌지만, 정말이지 기가 막히게 재밌는 영화임에는 분명했습니다. 

정말이지 전편은 완벽한 영화입니다. 무엇이 완벽하냐면, 킬링타임용 영화로 완벽합니다. 시간을 순식간에 죽여버리는 ‘순삭영화’로 말입니다.

그래서 이 완벽한 ‘순삭영화’를 어떻게 변주했을지 궁금했습니다. 기대감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어떻게 망쳤을까를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선방했습니다. 그냥 쉽게 가지 않았더라구요. 판을 아예 다시 꾸렸습니다.

아이디어는 전편을 따라갈 수 없었지만, 관계 설정은 속편이 좋았습니다. - 물론 ‘순삭영화’이기에 관계 설정이 좋다는 것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만. 

그 좋은 예로 한 장면을 소개하자면 이 장면입니다.

수술대 위에 누운 엄마가 곧 죽여 심장을 꺼낼 딸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정말 소름 끼치는 엄마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선보이는 반전은 바로 부모가 갖고 있는 이미지입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부모는 이렇다는. 이럴 거라는. 

이런 부모가 갖는 이런저런 이미지는 주인공 맹인 할배가 갖고 있는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전편에서 그는 맹인이지만 특수부대 출신으로 거의 괴물에 가까운 공포를 불러일으키다가는 종내에는 밝혀지는 진짜 모습은 딸을 죽인 여성을 데려다가 자신의 자식을 임신시키는 사람이었죠. 그만큼 혈육에 대한 사랑이 왜곡되어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랬던 그를 내세워 이번엔 맹인판 ‘테이큰’을 찍은 겁니다. 그것도 친부모에게서 구해내는. 그러니까 이번 속편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대한 역설의 역설을 보여준 겁니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그저 ‘순삭영화’ 뿐만 아니라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한 영화였던 겁니다.

거기다가 맹인 할배의 힘 조절도 적절해 보였습니다. 전편에서는 천하무적으로 공포의 대상이었다면, 이번 속편에서는 맹인 할배가 공포의 대상이 아니니깐 말입니다.

참 잘 만들어진 '순삭영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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