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지만 이런 시리즈는 한 번 손대면 놓을 수가 없습니다. <슬램덩크>가 그렇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시 쉬었다가 가려고 합니다.
결정적으로 쉬는 이유는 ‘오노다’가 속한 1학년이 2학년을 제치고 전국체전에 출전하게 되는 게 맘에 들지 않아서입니다.
저는 보는 내내 2학년인 ‘테지마’와 ‘아오야기’를 응원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재능이 없어서 철저한 지략으로 승부하는 테지마를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보기 좋게 떨어지고 (물론 주인공이 아니니 그럴 줄 알았지만) 선배 ‘타도코로’ 품에 안겨 우는 ‘테지마’와 ‘아오야기’를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방금 사이클 부에 들어온 그것도 애니메이션 동아리를 부원을 늘리려고 들어온 ‘오노다’에게 이렇게 밀려도 되나 싶었습니다.
물론 이 만화는 처음부터 ‘오노다’의 성장 드라마가 될 것이기에 자잘한 걸림돌이 있어야 이야기기가 진행이 되겠지만 저는 ‘테지마’라는 자잘한 걸림돌에 꽂혀 버린 것입니다.
특히 지고도 ‘오노다’를 인정하는 모습은 실로 존멋 그 이상의 풍모였습니다.
‘테지마’가 인정하는 이 애니 주인공 ‘오노다’는 어떤 친구냐 하면, 오르막을 오르며 웃는 친구입니다.
‘이마이즈미’가 처음 ‘오노다’를 보며 놀랬던 것이 해맑은 즐거이 노래를 부르며 오르막을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테지마’가 제 눈에 안 들어왔다면 저는 아마 오르막을 웃으며 오르는 ‘오노다’에 대해 한참을 얘기했을 겁니다. (즐거운 맘으로 오르막을 오른다는 것이 뻔한 주인공 설정임에도)
하지만 저에게는 ‘오노다’에게 자신의 슈즈와 페달을 건네는 ‘테지마’가 더 멋져 보였고, 저에게는 그가 주인공이었습니다. 재능이 없어 조연에 지나지 않았기에 더더욱 그가 단번에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곧 전국체전이 시작하면 더더욱 '테지마'는 언급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같은 학교이니 응원하는 역으로 잠깐 출연하는 것이 전부이겠지요. 그래서 지금 저만의 주인공인 '테지마'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