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일 _ 2025년
조광진 감독님께 박수를!
새벽 4시가 가까운 시간 OTT에서 아이쇼핑을 합니다.
<카브리올레>
금시초문인 영화. 검색해 봅니다. 작년 6월 개봉해 관객 수 5천31명.
며칠 전 <베테랑2>를 볼 때도 그냥 지나쳤던 영화인데,
오늘 다시 눈에 밟힙니다.
감독을 검색해 봅니다. 조광진 감독의 입봉작.
그의 이력을 살펴보니 웹툰 작가입니다.
웹툰 작가라? 조금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영활까?
언제든 끊고 나갈 생각으로 영상을 플레이시켰습니다.
........
저는 끊지 못하고 이 영화를 끝까지 봤습니다.
영화 시작은 여주인공(금새록)이 입사해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식상합니다. 공감대도 크게 형성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이었을까요? 영화 시작에 살인을 연상시키는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작을 합니다.
그럼으로 초반 회사생활은 참고 보라는 얘기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사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주인공 오지아가 암 판정을 받고, 친한 친구가 죽습니다.
이 와중에 지아는 집안 식구도 부양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빠른 속도로 보여집니다.
전개가 빠른 것 같지만 그다지 재미가 없습니다.
이 영화를 끊고 나가려면 이때 나갈 타이밍입니다.
하지만 저는 나가지 않고 보게 됩니다.
아직은 이 영화의 성격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겠고,
왠지 뭔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거기다 챕터까지 나눠져 있어 뭔가 더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영화는 로드무비로 바뀝니다.
여기서 영화 제목의 뜻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류경수)이 뒤늦게 등장합니다.
류경수 배우가 분한 병재가 등장하면서는 로드무비에서 다른 영화 양상으로 바뀌게 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기대감이 있었고,
다 보고 나니 그 기대감이 여전합니다.
나쁜 의미로는 기대감이 이 영화로는 충족이 되지 않은 것이고,
좋은 의미로는 기대감이 생기는 감독을 만났다는 의미입니다.
조광진 감독은 이명세 감독을 닮았습니다. - 이명세 감독님 팬들이 들으면 동의 안 하겠지만 누구보다 이명세 감독님을 좋아하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매우 정교한 자기 그림을 갖고 있어서인지 그림 안에 배우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맞춰나갑니다. 그 지점에는 신인 감독임에도 누구보다 자신이 있어 보입니다. 혹은 자신의 그림이 돈이나 시간 따위로 맞출 수가 없을 때 재빠르게 다른 그림으로 대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배우 혹은 촬영에 불편을 주는 장면은 가차 없이 편집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감독 자신이 웹툰에 익숙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지점이 정교한 콘티와 자신만의 그림을 밀어붙이는 이명세 감독님을 생각하게 합니다.
다만 이명세 감독님에게 아직 미치지 못합니다. 자신만의 그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뤄내는 레벨하트(‘아이브’신곡 제목이죠 하하)가 부족해 보여요. 거기에 배우들의 연기를 최대치를 뽑아내지 못한 지점도 아쉽습니다. 이명세 감독님의 영화는 미장센도 좋지만 배우들의 연기력도 참 좋았거든요.
여주인공 금새록 배우는 드라마 <사랑의 이해>에서 좋게 보았는데, 연기력이 퇴보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금새록 배우는 이 영화를 정말 잘 해냈어야 했습니다. 일테면 복싱하는 장면, 몸을 쓰는 장면 등을 나눠 찍는 것이 아닌 한 테이크로 촬영해도 빈틈이 없는 연기를 해냈어야 합니다. 금새록 배우가 분한 오지아역은 여배우들이 두 번 만나기 힘든 아주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참으로 아쉽습니다.
오지아 캐릭터에 관객이 맘까지 담아내 영화가 흘러갔다면 정말 유니크한 명작이 탄생했을 텐데..... 너무 아쉽습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오히려 영화 흉을 보게 됐는데,
저는 이 영화가 참 좋습니다.
나아가서 이 영화의 감독인 조광진 감독님이 참으로 좋습니다.
무엇보다 흥미진진했고, 감독이 궁금했던 영화였습니다.
새벽 5시가 넘어서야 영화가 끝났고,
저는 홀로 박수 치며 영화 <카브리올레>에 감사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