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일 _ 2026년

보지 않고 하는 리뷰 《프레데터 ; 죽음의 땅》

by 이게바라

작년에 놓친 영화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영화를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영화를 보지 않고 리뷰한다고 의아해하겠지만 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예를 들자면 알리 압바시 감독의 2024년에 개봉한 《어프렌티스》를 보지 않고 극찬했습니다. 그 극찬의 근거는 《경계선 2018》과 《Holly Spider 2022》를 개봉 전에 몰아서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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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영화들 정말이지 너무 좋아요.


여튼 이처럼 보지도 않고 극찬하고픈 영화가 있는데요,

바로 작년에 개봉한 《프레데터 ; 죽음의 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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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감독은 댄 트랙턴버그. (_공교롭게 알리 압바시와 동갑인 81년생입니다.) 댄의 전작을 살펴보면 《클로버필드 10번지가 있습니다. 이 영화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댄을 떠올리면 사실 알리 압바시가 생각나는 게 아니라 최근 ‘에일리언 시리즈’를 멋지게 재부팅한 《에일리언;로물루스 2024》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떠오릅니다.

‘프레데터’와 ‘에일리언’이 비슷한 종족인 이유도 있지만 이 두 감독의 시작점의 영화 결도 매우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페데 알바레즈 감독도 자신의 재능의 싹을 《맨인더다크》를 통해 증명했듯 《클로버필드 10번지》도 그와 같기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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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재능 있는 감독을 찾아 ‘에일리언’을 선물했듯이 댄 트랙턴버그에게 ‘프레데터’를 보내줍니다.

‘에이리언’이나 ‘프레데터’는 재능 있는 감독을 판별하기 좋은 오브제임이 분명합니다.

이미 ‘에이리언’은 하나하나 열거하기에도 많은 천재 감독들이 거쳐 갔습니다. 그리하여 ‘에이리언’은 음습하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갖고 있음에도 관객들이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같은 외계 생명체임에도 ‘프레데터’는 다릅니다. 1987년 존 맥티어넌 감독이 제법 매력적인 첫발을 내디딘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1990년 프레데터 속편이 나온 이래 2010년, 2018년에도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 정통 프레데터가 만들어졌습니다. - 여기서 ‘정통’이라 함은 《에이리언vs프레데터》같은 쓰레기 기획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쓰레기 기획이라 함은 고질라와 킹콩이 싸우면 볼만하겠다는 식의 기획을 말합니다. - 이렇게 간간이 산소호흡기를 부착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던 프레데터는 댄 트랙턴버그에게 후송되게 됩니다.

그렇게 나온 영화가 바로 《프레이 202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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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 2022》의 공간적 배경은 아메리카. 시간대는 현재가 아닌 1719년으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프레데터 시리즈 중에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새로운 ‘프레데터 세계관’의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임으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첫 떡밥은 이미 오래전에 뿌려졌는데요, 1990년에 나온 《프레데터2》에 이미 충분히 설명되었습니다. 전편의 남미의 정글과는 달리 무대는 LA 한복판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프레데터 시점으로 보이는 LA의 빌딩 숲은 그것만으로 스릴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연출력의 부재로 한동안은 프레데터를 볼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게 됩니다. 그럼에도 이 속편에는 ‘프레데터 세계관’의 중요한 단서가 제시됩니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엔딩에 다량의 프레데터가 등장합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프레데터를 처치했더니 더 많은 프레데터가 나타난 겁니다. (이 지점에서 수많은 관객을 허탈하게 했을 거 같아요.) 그리고는 그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프레데터는 개고생 끝에 프레데터를 처치한 데니 글러버에게 총을 하나 던져줍니다. 그 총은 1715년에 만들어진 총입니다. 곧 프레데터는 시간을 넘나드는 존재다. 그도 그럴 것이 우주를 여행하는 비행선을 만들어내는 문명이라면 그 비행선은 빛의 속도를 뛰어넘는 것일 테고, 그렇다면 시간 여행도 가능할 테니 말입니다. 또 하나는 그들은 상상 이상의 문명을 지니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원초적인 야수성을 추구한다. 바로 그것이 ‘사냥’인 것이고, ‘사냥’으로 인해 ‘사냥’이 되지 않는 최고의 전사도 추려낸다는 것입니다.

1987년에 나온 《프레데터》에서는 그 무엇도 알 수 없었습니다. – 기껏해야 시력이 나쁜 대신 체온을 감지해서 적을 색출해 낸다. 혹은 전투용 슈트를 이용해 자신의 몸을 감추는 것은 물론 최첨단 무기까지 몸에 부착하고 있다는 등의 ‘프레데터’의 특징만을 알아내기에 바빴지, 그가 어디서 왔고 왜 왔는지 따위는 신경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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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의 성공에 힘입어 1990년에 나온 속편에서는 많은 의문점을 풀어주는 동시에 이어지는 의문(떡밥)을 던져주었습니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논리는 냉정했습니다. 흥행의 실패로 떡밥은 회수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난데없이 에이리언에 원 플러스 원으로 끼어 넣기로 판매대에 오르며 21세기를 맞이하고 맙니다. 그 후 한참이 지나 2010년, 2018년에 각각 《프레데터스》《더 프레데터》라는 제목을 걸고 만들어지기는 합니다. 나름 재미있지만 새로움이 턱없이 부족해 주목받지 못합니다. 이중 《프레데터스 2010》의 이야기는 ‘프레데터 세계관’과 동떨어지진 않습니다. 이 부분은 프레데터 애니매에선 《프레데터 ; 킬러 오브 킬러스 2025》를 언급할 때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다시 댄 트랙턴버그의 《프레이 2022》로 가보겠습니다.

《프레이 2022》는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나루’가 주인공입니다. 때는 1719년. 유럽에서는 스페인 왕위쟁탈 전쟁이 막 끝나며 영국이 점차 강해지는 시기이고, 미국에서도 역시 영국이 실력행사를 하며 서부를 개척하기 직전. 하지만 아직은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인 시기의 아메리카 대륙이 공간적 배경입니다. 이곳은 프레데터가 침입하지 않더라도 곧 그 이상의 피바람이 불 곳이기는 합니다. 그런 시기의 아메리카 대륙에서 ‘나루’가 ‘프레데터’와 맞다이를 까는 이야기가 바로 댄 트랙턴버그의 《프레이 2022》입니다. 이야기는 너무나도 심플해서 상쾌합니다. 잠깐 그전 ‘프레데터’를 언급하자면 2018년도 《더 프레데터》에서는 참 많은 것들을 시도했습니다. 주인공이 아들을 지키는 얘기에서 프레데터 내부에도 사냥꾼만 있는 게 아니라 지구를 도우려는 프레데터도 있다는 설정까지. 그와 연관되어 아이언맨 슈트처럼 프레데터를 사냥할 수 있는 슈트까지 등장했었죠. 하지만 아쉽게도 《더 프레데터 2018》는 영원히 묻혀버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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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프레이 2022》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말인즉 이제부터는 댄 트랙턴버그가 설계하는 '프레데터 세계관'이 펼쳐진다는 얘기입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신선했습니다. ‘프레데터’가 18세기 아메리카 대륙에 등장한 것이 우선 그랬고, 그곳에서 막 성인이 된 ‘나루’와 맞다이까는 액션 시추에이션도 너무 좋았습니다.

《더 프레데터 2018》가 기존의 영화 문법을 따라갔다면 이제는 영화 언어도 확 바뀌는 겁니다. 그 얘기는 나중에 기회 있을 때 하기로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렇다고《프레이 2022》가 그저 재밌자고 만든 이야기가 아니었으니 이 이야기와 연관되어 작년 《프레데터 ; 죽음의 땅 2025》이 개봉되기 전 공개된 《프레데터 ; 킬러 오브 킬러스 2025》를 보면 모든 의문이 풀립니다. 덩달아 2010년에 개봉된 《프레데터스 2010》까지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프레이 2022》도 재밌지만 《프레데터 ; 킬러 오브 킬러스 2025》가 너무 좋았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두 영화는 같은 맥락의 이야기로 봐도 무방한 이야기입니다. 《킬빌1 2003》에서 오웬이시의 전사가 애니메이션으로 묘사된 것처럼 《프레데터 ; 킬러 오브 킬러스 2025》도 기본 테마는 동일합니다. 프레데터가 사냥하러 온다. 사냥감인 인간은 저항한다. 이 내용이 시간대만 바꿔서 반복됩니다. 《프레이 2022》에서는 1719년 아메리카이고요, 《프레데터 ; 킬러 오브 킬러스 2025》는 세 가지 이야기가 합쳐 있는데요, 그 첫 번째는 바이킹 시대의 바이킹 전사가 주인공이고요. 대략 8,9세기쯤 보면 될 것 같고요. - 그러니까 세계로 뻗어나가기 전 바이킹이 자기네끼리 처절하게 싸웠던 시기로 보입니다. 이곳에서 프레데터와 싸우는 바이킹 여전사 우르사 얘기. 두 번째 챕터는 1601년 일본. 이제 막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막부가 시작하는 일본의 사무라이 켄지와 키요시가 프레데터를 반으로 가르는 얘기. (저는 이 장면에서 손뼉 치며 좋아했습니다.) 마지막 챕터는 1941년 플로리다에서 시작합니다. 곧 진주만 습격이 있게 되고 미국이 전격적으로 2차 대전에 참전하는 딱 그 시기의 미국으로 여기서는 비행기 조종사 토레스가 주인공입니다. 이 챕터의 프레데터와의 싸움은 뜬금없이 전투기 싸움이어서 지금까지 프레데터의 액션 양상과는 너무 결이 달라 조금은 흥미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여튼 이 세 사람. 그러니까 다른 시간대를 살던 이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프레데터와 결전을 치르게 됩니다. 이 상황은 2010년에 개봉한 《프레데터스》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편의 주인공이 에드리안 브로디인데, 그의 마지막 대사가 “Now let‘s find a way off this fucking planet.“ 이었습니다. 그러려면 토레스 같은 비행기 조종사가 있어야 했고, 《프레데터 ; 킬러 오브 킬러스》에서는 토레스 때문에 Fucking Planet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행성엔 나루도 있고, 데니 글러버도 있고, 아널드 슈워제네거도 잡혀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 풀어놓고 《프레데터 ; 킬러 오브 킬러스》가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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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같은 해 바로 제가 보지도 않고 극찬하는 《프레데터 ; 죽음의 땅》이 개봉했습니다.

《프레데터 ; 죽음의 땅》이 벌써부터 막 재밌어집니다. 아마도 이 챕터에는 2010년에 개봉했던 《프레데터스》정도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순서일 터이나 이미 그 정도의 이야기는 15년 전에 나왔고, 그때에도 관객에게 큰 호응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다른 변주가 가해졌을 겁니다.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하나 포스터만 봐서는 귀별의 칼날 같은 느낌이 나는데, 과연 어떤 내용일지 너무 흥미진진합니다.

보지도 않고 상상만으로 이다지도 재밌다니.... 저는 이미 댄 트랙턴버그가 펼쳐놓은 '프레데터 세계'에 매료된 것이 분명합니다.

이상으로 보지 않고 하는 영화 리뷰 《프레데터 ; 죽음의 땅 2025》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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