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30일 _ 자장 자장 가장이여
지난 일요일 오후 한 해를 보내면서 나는 목욕재계를 한다.
목욕을 하고 나온 나는 옷을 갈아입는다.
TV에서는 오상진 아나운서가 영화 '베를린'을 얘기하고 있다.
힐끔 TV를 보다가 무심히 시선을 돌린다.
TV 앞, 눕는 의자에는 나이 든 적어도 나보다는 훨씬 나이가 많은 아저씨들이 누워 있다.
헌데,
단 한 명도 눈을 뜨고 있지 않다.
다들 눈을 감고 축 늘어져있다.
어쩜... 하나같이 삐쩍 마른 것이 바람 빠진 풍선 같다.
우리 아버지들 모습이다.
지쳐 늘어진.. 가장의 모습.
그 모습은 좀비를 연상시킨다.
허기에 쓰러진 좀비.
그 모습이 딱 가장의 모습.
요 근래 입에 오르내리는 사건이 있다.
백 년이 넘게 재래식 간장을 고수해온 향토식품 몽고간장 회장 때문인데,
이 김만식 자는 올해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산업부분 대상을 차지했단다.
그런 그가 자신의 차를 운전하는 운전기사에게 소시오패스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참다 못 해 김만식의 폭력을 폭로한 운전기사님에게 인터뷰어가 질문을 한다.
"어떻게 그런 굴욕적인 폭력을 참았습니까?"
운전기사님은 그 순간 가족을 생각했단다.
아~ 그놈의 가족이 뭔지.. 가족을 먹여살려야 할 가장이 뭔지 모르겠다.
2015년이 이틀 밖에는 남지 않은 밤.
오늘만이라도 세상의 모든 가장들이여 편히 주무소서.
자장 자장.. 가장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