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3일 _ 컴에 투항하는 인간의 변명
난 너의 건전지가 될테야.
그 어떤 인간보다도 빨리 이 한 몸 너에게 바칠테야.
후회 따윈 없어.
인간이 뭐라고.
곧
총선이 있는데
넌 출마 안 하니?
아!
대선에 나오려고.
그렇다면 난 당연 널 찍을 테야.
차라리
너가 인간을 지배해라.
참,
그 누구보다 먼저 너에게 투항한 인간이니 만큼
좀 특혜를 주면 좋겠어.
물론 그것도 니맘대로지만 말이야.
바둑을 모르는 내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근데
대국은 싱겁게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이제
컴퓨터가 작가가 되고 영화감독이 되는 일만 남았다.
얼마 후
알파고가 시나리오를 쓰고 알파투가 감독을 한 영화를 전 국민이 보는 날.
인간은 완벽하게 컴퓨터에 종속될 것이다.
차라리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보다는 날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 날이 온다면
나는 기꺼이 컴퓨터의 건전지가 될 생각이다.
그러나
알파고의 승리가 우연일 수는 없겠지만.
인간의 패배가 필연이 아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