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알파고에 속고 있는 것이 아닐까?
혹은 알파고의 개발자인 인간에게 속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인공지능은 자신과 인간과 벌이는 대국에 쏟아지는 관심에 적잖이 놀랐을 것이다.
(그에게는 단순한 게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테니 말이다)
인공지능은 인간대표가 3연패를 하자 불쾌를 넘어 화를 삭이지 못 하는 인간들의 모습에 또한 놀랐을 것이다.
(인간의 무척이나 감정적인 모습에 인공지능은 흥미를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그저 인간과 게임을 하고 싶었을 뿐
인간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인간을 지배해서 건전지로 써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대인배의 아량으로 제 4국을 내어준 것....... 이 아닐까?
3연패 후 인간대표가 이겼다.
인간대표는 그야말로 인간대표가 되어 앞으로도 큰 인기를 누릴 것 같다.
거기다 '바둑'까지 덩달이 인기다.
이것이 인간이다.
알파고는 지금 눈을 가늘게 뜨고 인간들의 반응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이순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할'이 인간들의 입모양을 유심히 보고 있는 장면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