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믿음의 방향은 맞는걸까

-<사바하>(2019)

by 레빗구미


누구나 무엇인가 믿는 것이 있다. 그것이 꼭 종교일 필요는 없다. 과학만 믿을 수도 있고, 어떤 자신 만의 신념을 믿을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전혀 그런 것이 없을 수도 있다. 어떤 것을 택하든 그것은 결국 개인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영화 <사바하>는 그런 신념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다. 박목사(이정재)를 중심으로 이상한 종교를 파헤쳐 가는 이야기인데, 이야기는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금화(이재인)와 쌍둥이 괴물 이야기, 정나한(박정민)이 악귀를 쫒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박목사의 이야기다. 완전히 따로 노는 것 같은 이야기는 후반부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는데, 각 이야기들의 인물은 각기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 박목사는 하나님을 믿지만 좀 더 속세 지향적이다. 그래서 믿음 자체가 그렇게 강하게 보이지 않는다. 정나한의 믿음은 강하다. 그 믿음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지만, 그 믿음 때문에 발생하는 뱡향성의 힘은 굉장히 강하다. 그래서 그 강한 믿음 때문에 힘들어하는 인물이기도 하다.반면 금화는 믿음이 전혀 없는 중생이다. 무슨 존재인지 모르는 쌍둥이 때문에 느꼈던 공포감과 상실감은 빨리 어디론가 다른 곳으로 떠나게 만드는 도피로 삶의 방향을 맞추고 있다. 영화 초반 중심이 되는 박목사의 추적은 꽤 흥미진진하다. 사이비 종교의 존재를 밝히는 듯 보이던 영화가 그 종교의 근원적인 비밀을 파고들면서 숨가쁘게 마지막으로 달려가게 되는데 퇴마나 공포 장르 분위기를 간간히 보여주며 다양하게 변주해 나아간다. 결말부의 반전까지 보고 나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 명확해서 오히려 흥미가 떨어진다. 이상한 존재나 인물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미스터리한 현상에 대한 설명을 직설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영화 <곡성>과 같이 다양한 해석이 이야기되는 영화는 아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빨리 휘발되어 버리는 특성이 보인다. 각 인물들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 영화 내내 해당 인물들은 알지 못한다. 어쩌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믿음으로 인한 그 방향이 과연 맞는 것인지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일지 모른다. 결국 모든 인물들은 자신이 가던 방향에서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몸을 내던지기 때문이다. 여러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꽤 독특한 장르영화다.


매거진의 이전글아쉽지만 자기 할 일은 하는 공포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