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빼앗아간 시간들

-<블랙미러-스미더린>(2019)

by 레빗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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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장소에서 그것을 접속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발달은 이런 경향을 더욱 빠르게 부채질했고, 이제는 어떤 장소에서건 시도 때도 없이 오는 알람 메시지를 보고 바로 접속하여 확인한다. 그야말로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SNS 속에 사용되고 있다. 수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그곳은 아날로그 세상과는 다르게 다양한 의견들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곳이다. 또한 자신의 생활과 여가를 남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사람들을 교류하게 만든다.


문제는 SNS에 사용되는 시간만큼 현실 공간에서 사용되는 시간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현실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기회나 시간은 줄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바로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 세상 속으로 눈길을 돌린다. 그래서 같이 시간을 보내도 상대방은 거기 없다. 같이 연인과 놀이동산에 데이트를 하러 가도 실제로는 그곳에 없다.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세상 속의 사람들과 교류하는데 몰두한다.


수없이 딩동 대며 업데이트를 알리는 알람 소리는 당장 바로 그곳을 접속하여 확인하게 만든다. 그것이 반복되면 심지어 알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몇 분에 한 번씩 그곳에 접속하여 확인하게 만든다. 신기술은 습관이 되고 이는 곧 중독의 단계까지 단숨에 도달한다. 중독된 수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세상에서의 시간을 기꺼이 사용한다. 앞에 앉은 상대방을 보기 보다, 스마트폰 안의 세계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블랙미러-스미더린> 에피소드는 SNS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우리가 겪는 문제들 중 하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납치 행각을 벌여 SNS 회사인 스미더린의 사장과 통화를 원하는 주인공 크리스(앤드류 스콧)는 사실 소셜 네트워크 중독자였다. 그는 운전 중에 뜬 SNS 알람에 궁금증이 들어 아주 몇 초동안만 스마트폰을 봤을 뿐이지만 그것은 그의 삶을 모두 바꿔 놓았다. 그 몇 초의 시간 때문에 그는 평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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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회사 스미더린의 사장(토퍼 그레이스)과 통화하고자 하는 이유가 이 영화에서 궁금증을 유발하는 주 요소가 된다. 어쩌면 아주 단선적인 에피소드이다. 특별히 발전된 기술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주인공 크리스가 겪었던 상황은 이미 우리가 현재에 겪고 있는 것이다. 이미 SNS는 우리 삶의 시간을 많이 빼앗아가고 있다. 관계가 가까워진 것 같고 그것에 맹목적으로 매달리지만 실제 생활에서 내 옆에 남는 이는 아무도 없다.


스미더린 이라는 소셜 네트워크 제품은 한 명에 의해 개발되었고 좋은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사용자가 많아지고 회사의 운영진이 많아지자, 수익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회사는 커졌지만 최초의 개발자인 CEO가 제품의 방향을 혼자 결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그도 사람들이 만든 중독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없다. 그저 돈 많은 사업가일 뿐이다.


에피소드 내내 인질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영화 끝까지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지만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선 긴장감이 적은 편이다. 대신 주인공 크리스가 그렇게 인질극에 매달린 이유를 듣는 순간 보는 관객들은 같이 마음이 아파질 것이다. 보는 이의 가슴을 찌르듯 아픈 감정을 파고드는 에피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