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에서 기억되는 행복한 미소

by 레빗구미


어린 시절, 놀이동산에 가는 일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다. 특히나 서울에서 가까웠던 서울 대공원에 갔던 날의 기억은 드문드문 남아있다. 아마도 나에게 즐거운 기억이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굉장히 단편적으로 남아있는 편인데, 그곳에 갈 때의 내 기분과 맑은 하늘, 그리고 푸른 주변 풍광들이 여전히 떠오른다. 아버지와 같이 조금은 높았던 회전 놀이기구를 타고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점심을 먹었던 그 시간은 아마도 내게는 지워지지 않는 소중한 기억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놀이동산'이라는 단어가 무언가 즐거운 느낌을 주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같이 놀이동산에 갔던 아버지나 어머니가 그때 즐거워했었는지가 도통 기억나지 않는다. 그 당시 즐거웠던 느낌은 분명 기억하고 있는데, 같이 갔던 부모님도 같은 느낌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일상을 벗어나 갔던 놀이동산이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보내기로 하고 나와 동생을 데리고 그곳에 가셨을 것이다. 나름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놀이기구도 타면서 기분전환을 하셨을 것이다. 나의 기억에는 없지만.


아내는 중국에서 부모님과 놀이동산에 간 기억보다는 쇼핑몰에서 장난감을 사거나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더 많은 듯하다. 아내가 초등학생 즈음에 이혼하신 부모님 덕분에 아내는 성장하면서 가족 모두가 같이 어디론가 갔던 기억이 많지는 않은 듯했다. 물론 심천에서 가까운 홍콩 디즈니랜드에 갔던 기억은 남아있는 것 같다. 아내 역시 그때의 신나는 감정은 기억했지만, 부모님의 표정이 어땠는지까지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했다. 그저 그때 모두가 행복했었던 것 같다는 추측만을 할 뿐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이런저런 장소에 같이 다닌다. 특히 주말은 꼭 아이와 함께 놀러 나간다. 공원도 가고, 쇼핑몰도 가지만 가장 많은 가는 곳은 키즈 카페다. 요즘은 조금만 찾아보면 아이와 갈만한 곳이 많은데, 도심지에서 아이와 짧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이 바로 키즈카페일 것이다. 아이도 그곳에 같이 가는 것을 좋아한다. 여러 곳을 돌아가며 다니는데 키즈카페 가기 전에 늘 아이에게 물어본다.


"당근아, 내일은 우리 같이 키즈카페 갈 거야. 내일은 어디로 가고 싶어?"

"우와~ 신난다~ 나. 나나나. 나는 킹콩 집에 갈 거야~!"

"그래 내일은 킹콩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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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이가 제자리에서 뛰는 것을 너무나 좋아해서 키즈카페를 조금 일찍 가게 되었다. 트램펄린이 있는 카페에서 수도 없이 뛰던 아이는 이제는 큰 언니 오빠들과 마찬가지로 높고 강하게 뛴다. 그렇게 시작된 키즈카페 방문은 아이에게는 아마도 가장 신나는 장소일 것이다. 무엇보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놀아주는 공간이다. 그래서 아이가 더 그곳을 신나는 곳으로 기억하는지도 모른다.


사실 처음엔 아내나 나, 한 사람만 아이와 그곳을 방문했다. 아이가 그 공간 자체를 좋아하긴 했지만 나중에 아내와 내가 같이 아이를 데리고 카페에 방문했을 때 아이는 더욱 신나게 뛰어다녔다. 나의 손을 잡고, 또 아내의 손을 잡아끌면서 이런저런 기구들을 같이 탔다. 아이의 표정에서 얼마나 행복한지를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늘 키즈카페 가기 전 날이면 아이에게 어디로 갈지 물어본다. 이제는 아주 구체적으로 어디를 가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는 왜 그곳에 가고 싶냐는 물음에 하고 싶었던 놀이기구를 이야기하고, 꼭 엄마 아빠가 같이 가야 한다고 요구한다. 아이에겐 아마도 키즈카페라는 공간은 부모님과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고, 여러 놀이 기구들도 탈 수 있고, 동전으로 뽑는 장난감도 가지고 놀 수 있는 곳. 나와 아내는 아이가 끄는 손을 잡고 연신 웃는다. 아이가 웃는 것을 보고 같이 웃는다.


키즈카페에 가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육아를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아이와 놀아주는 것일 수도 있다. 보통은 부모 한 명과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혼자 놀기도 하고, 아이가 노는 것을 옆에서 따라다니며 지켜보는 보디가드 형도 많다. 많은 사람이 아이가 노는 동안 스마트폰을 보고 무표정한 얼굴로 아이를 본다. 그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삶에 지쳐 아이와 좀 더 신나게 놀아주지 못하는 그 모습은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기억될까. 물론 너무 앞서간 걱정일 수도 있다. 어쨌든 아이들은 정말 신나게 키즈카페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즐긴다.


언젠가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키즈카페 갔을 때 아내와 나도 같이 즐거웠다고 기억되면 좋겠다. 아이가 신났던 그 기분을 기억하고, 같이 했던 놀이를 기억하고 나와 아내의 미소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나와 아내가 미처 담지 못한 부모님의 미소를 아이는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다. 아이 자신이 즐거웠던 만큼 엄마 아빠도 즐거웠다고. 같이 너무나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늘 키즈카페를 나오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근아 오늘 재미있었어?"

"응! 재밌었어. 우리 나중에 또 가자~"

"아빠랑 마미도 너~~ 무 재미있었어. 나중에 또 오자~"

"우와!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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