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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Apr 15. 2018

참신한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신선한 공포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



최근 할리우드에서 시도되는 새로운 공포영화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꽤 신선한 공포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 최근의 해피 데스데이(2017), 겟 아웃(2017) 같은 영화는 기존의 틀을 비틀거나 사회적은 요소를 활용하여 공포를 유발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데, 꽤나 흥미롭게 공포를 유발하고 있다. 그동안 많이 답습되어왔던 살인마의 무적 살인이나, 괴수의 출연 또는 심령 존재의 출연으로 인한 심령 사건을 배제하고, 좀 더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려는 경향이 보인다.  


 존 크래신스키는 배우이면서 각본가이기도 하고, 몇몇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에밀리 블런트의 남편이다. 사실 그가 감독한 영화 중에서 크게 알려진 영화가 없다. 배우로는 최근에 13시간(2016)에 출연하기도 했고, 몇몇 애니메이션 목소리에도 출연했다. 특히 프라미스드 랜드(2012)의 각본을 쓰기도 했는데, 여러모로 많은 재능이 있는 감독이다. 반면, 에밀리 블런트는 액션,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고 실제로 흥행한 영화들도 많아 할리우드에서 인기가 많은 배우다. 이 둘이 같이 작업한 영화가 바로 콰이어트 플레이스이다.



대사가 거의 수화로 이루어지는 조용한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한 부부와 그의 아들 둘, 딸 한 명, 이렇게 다섯 명이 등장하는 인물의 모두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조금 밋밋한 공포영화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영화에 특별히 소리를 내 뱉으며 하는 대사가 거의 없다. 게다가 딸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실제로 이 가족들은 수화에 능하다. 그래서 많은 대화가 수화로 이루어지는데, 이 수화를 통한 대화가 참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는 이 영화의 매력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영화는 조용함을 계속 유지하다가 긴장감이 고조되면 큰 소리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공포심을 극대화 시킨다.


크리쳐 물이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로 공포를 유발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크리쳐는 소리를 듣고 찾아와 소리를 내는 대상을 죽인다. 아마도 먹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주인공 가족들은 소리를 최대한 내지 않고 다닌다. 다니는 길에 모래를 깔아 맨발로 다녀 소리를 최소화하고, 식사 시 그릇은 큰 나뭇잎으로 대신한다. 주식은 생선으로 큰 소리가 나는 강가에서 통발에 물고기를 잡아와 요리해 먹는다. 생필품은 다 같이 시내로 걸어가 마트에서 챙겨온다. 이 모든 부분이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바로 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것이다. 소리를 내는 순간 순간이 긴장감을 유발하는 순간이다. 소리를 내면 순식간에 크리쳐가 낚아채 가는데, 그걸 보고 도망치는 순간도 긴장감의 연속이다.


 게다가 부인은 임신한 상태다. 출산일이 거의 다가오고 있는데, 아기를 낳을 때와 아기가 내는 울음 소리 등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다. 그런 다가오는 위기들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할지 관객들이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 부분도 긴장감을 가지고 보게된다. 예정일을 한참 앞서 진통이 오는 순간, 그리고 태어난 아기가 우는 순간, 모든 관객들은 패닉에 빠질 것이다. 실제로 크리쳐가 집까지 오고, 각자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위기에 대처하는 상황들은 긴장감이 넘쳐흐른다. 등장인물들은 아파도, 무서워도 소리를 지를 수 없다. 그런 답답한 감정이 관객들의 멱살을 잡고 끝까지 끌고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놓치지 않는 감동적인 가족드라마


 이 영화가 놓치지 않고 있는 다른 부분은 바로 가족 드라마다. 영화 초반 막내의 죽음으로 가족들 간에는 갈등이 있고, 이는 몇 달 후에도 다 해소 되지 못한다. 특히 아빠와 딸의 관계가 그렇다. 둘은 너무 아끼는 관계지만, 여전히 오해와 갈등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위기와 합쳐지면서 결국 관객들의 눈물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아들은 아직 어린데다 아빠에게 그곳에서 살아가는 방법과 음식을 마련하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단계다.  결국 이 영화는 공포 영화와 가족 드라마의 장르를 혼재시켜 영화를 보는 동안 여러 가지 감정을 복합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이 가족들은 결국 모두가 전사처럼 보인다. 삶을 위해 싸워나가는 전사처럼 아빠는 모든 것을 지휘하는 지휘자로 보이고, 엄마는 새로운 생명을 지키는 수호자로 보인다. 그리고 두 명의 자녀들은 훈련자로 보이기도 한다.


 크리쳐의 디자인도 굉장히 잘 된 편이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모습이고, 특히 귀처럼 생긴 부분이 독특하다. 보지는 못하지만 극도의 소리까지 듣는다. 소리를 들으려 이들이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굉장히 공포스럽다. 크리쳐들과 집 앞 들판에서 벌이는 추격전이 옥수수밭에서 벌어지게 되는데, 특히 키작은 어린 아이 시선에서 보이지 않고 육체적으로 월등한 존재와 벌이는 추격신은 현격한 시선의 차이로 인해 굉장히 압도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독창적인 영화!


 최근에 등장한 어떤 공포영화 보다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대사가 거의 없는 이 영화를 처음 부터 끝까지 숨을 소리내지 않게 쉬어가며 끝까지 긴장하며 봤다. 게다가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딱 90분이다.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영화가 결말로 달려간다.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간결하게 끝까지 밀어붙인 공포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미래의 디스토피아의 또다른 모습이 묘사 되어 있는 것일텐데, 그런 사회에서도 결국 가족은 존재할 테니까, 가족에게 벌어지는 공포스런일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공포를 유발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저예산으로 엄청난 성공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속편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제작사 입장에서는 꼭 만들지 않을까 싶다. 이 좋은 아이디어가 계속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 영화가 시리즈가 된다면, 좋아하는 시리즈가 될 것 같다. 그 영화도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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