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페이지(2018)
헐리우드 최고의 몸값, 액션 배우 드웨인 존슨
드웨인 존슨은 현재 액션 영화배우 중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배우다. 찍는 영화들이 대부분 짭짤한 흥행을 하고 있고, 액션과 이미지가 좋기 때문에 많은 오락 영화에 등장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쥬만지(2018) 리메이크 작에 등장하여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번에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는 램페이지인데, 감독인 브래드 페이튼과 친분이 있다. 브래드 페이튼과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2012), 샌 안드레아스(2015) 등의 영화를 같이 작업했는데, 모두 비슷한 성향의 오락 영화다. 드웨인 존슨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공통점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가벼운 타입의 영화들이고, 가벼운 농담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준다. 액션 장면이 많은 부분을 차지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CG를 이용한 액션들이 많다. 그래서 대다수의 전 세계 관객들이 그의 영화를 편하게 찾아보기 때문에 흥행배우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드웨인 존슨과 페이튼 감독이 다시 만나 고전 게임을 영화화하다.
램페이지는 드웨인 존슨과 페이튼 감독이 다시 만나 만든 영화다. 램페이지는 원래 1986년에 출시된 고전 오락 게임이다. 게임은 킹콩 같은 괴수들로 도시의 건물을 부시면 점수를 획득하는 아주 단순한 형태였다. 이 게임의 판권을 워너가 구입하여 영화로 재구성하여 만든 것이 이번에 개봉한 램페이지다. 과거에도 게임을 영화로 만든 것들이 있었는데, 크게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없었다. 망작을 만들어내기 좋은 소재들인데, 특히나 하스브로 장난감 만화를 영화화 한 트랜스포머(2007)나 배틀쉽(2012) 같은 영화들은 보기에도 민망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램페이지는 그런 망작의 평가를 받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단 이야기의 설정 자체를 SF의 영역으로 완전히 끌어와서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잘 마련했다. 첫 우주 정거장에서 괴수와 벌이는 사투부터 몰입감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동물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약물이 늑대와 고릴라, 악어를 변형시켜 벌어지는 내용은 기본적인 이야기 전개에 집중할 수 있는 흥미를 유발한다. 다시 말해서, 설정 자체는 신선하다는 의미다.
독창적인 괴수 디자인, 하지만 평범한 이야기
이 영화의 전반부에서 보이는 괴수들의 디자인이나 행동들은 생각보다 독창적이고, 눈길을 끈다. 하지만 액션 장면 자체에 특별한 건 없다. 과거에도 많이 봐왔던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액션 장면들이 주를 이루고, 군인들은 모든 화력을 동원하여 싸우지만 대부분 바보 같은 죽음을 맞는다. 후반부로 가면 시카고에서 엄청난 파괴극이 벌어지게 되는데, 영화 트랜스포머3(2011) 에서 시카고가 철거되던 것과 오버랩될 정도로 철저하게 난도질당한다. 어차피 이 영화는 괴수들이 주인공이 영화니까 그러겠지만, 트랜스포머의 인간 주인공처럼 드웨인 존슨이 맡은 데이비스는 괴수들 사이에서 특별한 역할을 못하고 보조자로 남는다. 그가 헬기도 조정하고, 건물에서도 뛰고, 액션도 하지만 결국 그가 괴수를 죽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보조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영화에 등장하는 요원 중 제프리 딘 모건이 연기하는 러셀 요원은 정부와 주인공들 사이에서 중재를 하고 도움을 주는 역할인데, 제프리 딘 모건이 현재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워킹데드의 역할과 너무 겹쳐 보여 루실(야구방망이)이 등장할 것 같은 동일한 톤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워킹데이 악당 두목 네간 역할을 맡고 있음) 드라마를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드라마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이라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러셀 요원을 비롯한 모든 군인들은 마치 세뇌라도 당한 것처럼 멍청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모두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다. 괴수들의 약점을 찾아 강력한 무기들을 쓸 수도 있을 텐데 죽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마지막에 괴수들이 죽음을 맞는 순간들을 보면 너무 쉬워 허무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놀이동산을 관람하는 기분을 선사하는 오락영화
결국 이 영화는 보는 사람에게 대단한 걸 보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가벼운 블럭버스터 영화다. 주인공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계속 펼쳐지는 가운데, 괴수들이 시카고를 파괴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일종의 파괴 쾌감을 선사하게 된다. 영화관에서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농담에 웃고, 신비하게 생긴 괴수들의 모습을 본다는 것 자체에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느낌도 든다. 세상에 모든 영화가 심각한 영화들만 있다면 머리 속이 복잡해질 것이다. 드웨인 존슨이나, 페이튼 감독은 그걸 잘 안다는 듯 가볍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을 찍고 있다. 여러 가지 허무한 구석이 있어도, 오락영화로써 이런 볼거리와 이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관객들을 찾는다면, 그래도 많은 관객들이 웃으며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영화라는 장르에서 우리가 놀이동산과 맞먹는 재미를 찾는데는 이런 오락영화만한게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