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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Apr 29. 2018

진중하게 어두운 이상과 맞서다

-어벤져스:인피니티워(2018)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블 유니버스 10주년


  마블 스튜디오가 자신의 제작사를 설립하고 영화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지 딱 10년이 되는 해이다. 아이언맨(2008)으로 시작된 마블 영화 유니버스는 10년째 굳건히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였던 블랙팬서(2018)까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마블 유니버스가 아직까지 유효한 시대라는 걸 증명해냈다. 마블은 특정 영화 감독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고, 제작자의 철저한 로드맵 아래 신인 감독 위주로 계약하여 평균 이상의 완성도를 유지한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마블 영웅이라고 하면 스파이더맨 밖에 모르던 사람들이 이제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등등 다양한 영웅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특히나 마블의 영화들은 각 영웅들 마다 다른 색깔을 입혀 각각의 분위기를 다르게 느끼게 한다. 이 색깔을 달리 하는 방법으로 다른 장르의 혼용을 많이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언맨은 수퍼히어로 장르와 성장 드라마가 혼용되어 있다. 캡틴 아메리카의 경우, 수퍼히어로 장르와 에스피오나지(espionage : 스파이의 첩보활동을 사실적으로 다룬 영화-네이버지식백과) 장르가 혼용되어 있다. 이렇게 액션이 중심이 되는 수퍼히어로 장르에 다른 장르를 붙여 넣어 개별 영웅들의 영화를 볼 때 서로 다른 느낌을 주게 되어 보다 신선한 느낌을 주게 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렇게 장르를 혼용해서 사용한 오락 영화들 중 성공적으로 흥행한 영화가 그렇게 많지 않다. 수퍼히어로 장르로 한정 지어 보면, 2000년대에 나왔던 샘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성장/청춘영화)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성장영화) 정도가 아직까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좋은 영화로 남아있다.  그 이후 수퍼 히어로 장르의 영화들 중 성공한 영화들은 대부분 마블사에서 제작한 것들이다.



팬들에게 확실한 자기 위치를 보여주는 10주년 기념작


 마블사는 2012년 어벤져스라는 이벤트성 영화를 기획하여 개봉을 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고, 흥행면에서도 굉장했다. 영화 자체도 코미디와 액션 등이 잘 조합되어 있어서 재미있는 영화로 평가된다. 영화 속에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로키, 나타샤, 호크아이 등 많은 영웅을 등장시켜 적절한 캐릭터 분배와 매끈한 이야기 흐름, 적절한 유머를 넣어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 후 어벤져스2(2015) 까지 성공 시키며, 마블은 개별 영웅들 이야기를 보여주고, 그 영웅들을 모두 등장 시키는 어벤져스를 등장시키는 전략으로 대부분의 영화들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번에 10주년을 맞아 어벤져스 3편이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다. 3편에는 총 23명의 영웅이 등장하고, 우주와 지구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등장인물이 많아지면 이야기는 산만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어벤져스3은 이런 산만함을 최소화 하려고 영웅들을 분리시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전체적으로 타노스(조쉬 브롤린)가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얻는 과정이 중심이 되며 이를 막으려고 하는 아이언맨 그룹(아이언맨+스파이더맨+닥터스트레인지+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팀)와 토르 그룹(토르+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그루트&로켓), 캡틴아메리카 그룹(캡틴 아메리카+나머지 모든 영웅)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전개된다. 이렇게 그룹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전개하면, 이야기 전개를 이해하기 좀 더 수월하고, 산만함이 덜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것 같다.  



훌륭한 액션 연출과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


 감독은 루소 형제가 맡고 있는데 이들은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2014),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2016) 를 연달아 연출하며 각 영웅들의 개성에 맞는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다. 특히나 액션  연출은 매우 훌륭하다. 바로 전작인 캡틴 아메리카:시빌워 에서도 많은 영웅들을 등장시켜 각 영웅들의 능력에 딱 맞는 액션 연출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도 영웅들의 능력과 상황에 맞는 액션 신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은 최첨단 슈트 액션,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등장하면 팀 플레이, 캡틴 아메리카와 그의 친구들이 등장하면 격투 액션 등 각 캐릭터의 상황에 맞게 연출되어 있다. 이는 어벤져스1편과 2편에서도 적절한 분배를 했던 부분이지만, 루소 형제는 이를 더 두각 시켜 긴 액션 장면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어두운 이상을 가진 타노스의 이야기


 이야기 자체도 흥미로운 편이다. 어벤져스3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타노스다. 그가 왜 전 우주의 균형을 맞추려 하는지, 그가 스톤들을 찾는 여정을 전반적으로 보여주게 되는데, 마블의 최강 빌런 다운 압도감을 보여준다. 일종의 철저한 균형론자인데, 전체주의 사상이나 공산주의 사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타노스의 어두운 이상은 어벤져스2편의 빌런이었던 울트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과 어느정도 관련이 있다. 타노스는 균형을 잃게 하는 무수한 군중들을 악으로 규정하고 사살하는데, 사살하는 기준 자체도 랜덤하게 뽑는다. 돈이 많든, 적든 외모가 잘생기든 못생기든 이런 것에 관계없이 랜덤으로 모두 공평하게 골라 죽인다. 어벤져스 3편에서는 그가 이상을 실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담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영화는 마블 영화 중 가장 어두운 이야기 이다.


 영화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영웅은 토르와 아이언맨, 닥터 스트레인지 이다. 아무래도 지구 남아 전투를 벌이는 영웅들은 후반부를 제외하고는 관심도가 크지 않으며, 토르가 처음 부터 끝까지 세 그룹을 이동하며 모든 곳에서 많은 액션을 보여 준다. 나머지 영웅들의 이야기는 단편적으로 소개 되거나, 카메오 수준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각각의 특성이나 개성을 느끼기는 쉽지 않고, 단지 액션 장면에서만 그들의 스타일을 구분 지을 수 있다. 이 영화에서 향후 이야기 전개에 key를 쥐고 있는 캐릭터는 토르와 닥터 스트레인지 일 것이다. 토르는 타노스를 죽일 수 있는 무기가 있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향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 영화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part 1


 영화는 마지막 타노스가 앉아있는 모습을 끝으로 엔딩 크레딧을 올린다. 영화의 마지막 액션 장면들은 대단하지만 지구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들은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적절히 잘 조합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액션의 특색을 살리기가 쉽지 않은 장면인 탓이 크다. 그래도 엄청난 규모로 밀어붙이기 때문에 매우 긴장되며 재미있다. 특히나, 후반부로 갈 수록 충격적인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나서 극장에서 일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타노스의 이상은 실행이 되었고, 그 이후 벌어지는 장면들 때문에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쿠키 영상을 다 보고 나서도 바로 일어나는 관객이 많지 않을 것이다.


 마블 영화들은 장점이 뚜렷하지만 단점도 뚜렷하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영웅 영화에 관심이 없거나,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블이 10년 동안 해왔던 이야기가 지루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마블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 때문에, 수퍼히어로 영화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되었고, 좀 더 진지한 장르적 접근이 가능해졌다. 아직도 DC가 과거 다크 나이트 때의 명성으로 돌아가고 있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걸 보면, 그동안 마블이 만들어왔던 영화들이 대단하다고 밖에는 달리 말할 방도가 없을 것 같다.



 이 10주년 이벤트 영화는 내년 어벤져스4편까지 이어진다. 원래 Part 1, Part 2 로 부제를 정해서 개봉하려고 했지만, 개별 제목을 붙여 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극장을 나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 내년에 어벤져스를 관람할 것이다. 그만큼 어벤져스3편이 가진 재미가 대단한 것인데, 특히나 많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 이 영화의 내용은 끝없이 이야기 될 것이다. 앞으로 1년동안. 이 거대한 10주년 프로젝트가 내년에 잘 끝나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간은 계속 마블 영화를 기대하며 지낼 것 같다.


마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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