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폴른킹덤(2018)
공룡이라는 흥미로운 생명체
공룡이라는 종은 우리에게 늘 호기심의 대상이고, 특히나 어린아이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생명체다. 현재는 멸종하고 사라진 것들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공룡의 그림자는 자주 볼 수 있다. 서점에는 수많은 공룡과 관련된 책이 있고, 장난감 가게에는 수많은 공룡 장난감들이 있다. 그리고 다양한 애니메이션에서 공룡들이 등장한다. 멀게는 아기 공룡 둘리부터, 최근의 공룡 메카드까지 시대에 상관없이 공룡은 늘 우리 주변에서 관심을 끌고 있고, 다양하게 상품화되고 있다. 아마도 우리에게는 그들이 이 세상에서 멸종해야만 했던 것에 대한 연민과 한 번쯤은 실제로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공룡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서, 무서운 포식자가 있는 반면, 순한 초식 공룡들도 많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어낸 쥬라기 시리즈의 세계
스티븐 스필버그는 영화 쥬라기 공원(1993)을 통해 이런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워줬다. 원래 쥬라기 공원은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이다. 소설의 1편과 2편을 바탕으로 스티븐 스필버그는 모두 영화화했고, 그래서 쥬라기 공원2(1997)까지 만들게 된다. 그 이후 쥬라기 공원3(2001)이 조 존스톤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크게 기억에 남는 영화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쥬라기 시리즈의 최고작은 쥬라기 공원1편일 것이다. 이 영화에는 우리가 보고자 했던 모든 것이 담겨있다. 티라노 사우르스의 실제 모습, 벨로시랩터의 사냥 모습, 초식공룡 부르키오사우르스의 모습, 평화로운 공원의 무참한 파괴 등 공룡의 실제 모습을 그린 CG가 매우 훌륭했고, 이들을 등장시킨 스토리도 매우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 이후 만들어진 2편과 3편은 재미있는 시리즈지만 1편 만한 임팩트를 보여주진 못했다.
묻혀있던 쥬라기 공룡을 깨워낸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
그렇게 사라질 것 같던 쥬라기 시리즈를 다시 살려낸건,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이다. 그는 쥬라기 월드 1편을 만들면서 리메이크가 아닌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후속편으로 기획을 했는데, 이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다시 이어가게 만든 스타워즈 깨어난포스(2015)와 비슷한 전략이었다. 기존 시리즈를 이어가지만, 쥬라기 공원 1편과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공룡 테마파크를 다시 만드는데 거 큰 규모로 만들고 그것이 붕괴되고 그곳을 주인공들이 탈출하는 과정은 거의 1편과 흡사한 구성이었다. 여기에 공룡의 CG를 강화하고 종류를 극대화 시켰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룡이 우리과 같은 생명체라는 것을 강조하며, 랩터의 경우 사육이 가능하다는 설정을 추가했다. 즉, 우리가 티라노 사우르스나 랩터가 등장할 때, 그들이 우리를 도와 줄 거라는 강력한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을 동물화 하고 있다.
쥬라기 월드 폴른킹덤은 감독을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로 교체하고 좀 더 규모를 키웠다. 이야기의 구조 자체는 쥬라기 공원2편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 주인공인 오웬(크리스 프랫),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다시 문을 닫은 공룡 파크인 이슬라 섬으로 가게 되고, 어떤 세력이 그곳의 공룡들을 빼돌려 전 세계 부자들에게 팔려고 한다. 그 와중에 다시 통제 불가한 상황이 반복되는 식이다. 사실 이 영화는 3편까지는 제작 되는 것으로 계획 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2편은 3편으로 가는 연결고리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영화가 완전히 완결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복제 생명체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
영화에는 복제인간인 메이지(이사벨라 서먼)을 등장시켜 복제된 공룡과 대비시킨다. 사실 쥬라기 시리즈의 기본적인 설정자체가 공룡의 유전자를 통해 복제해냈다는 것이다. 오락영화이긴 하지만, 복제 생명체라는 이슈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 이슈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실제로 복제한 생명체를 만들어내지 않고 있으며, 기술력도 그 단계까지 나아가 있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생명체 복제가 가능할지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 쥬라기 월드는 기본적으로 복제 생명체도 존중해야 한다는 관점을 유지한다. 영화의 주요 주인공들은 공룡을 사랑하고, 그들을 생명체로 인식하고 있다. 오웬은 자신이 키운 벨로시랩터 블루를 매우 사랑하고 가족처럼 생각혀머, 클레어도 이슬라 섬의 공룡들이 살 수 있도록 최대한 구하려고 한다. 이들이 공룡을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은 우리 주변에 있는 개, 고양이와 같은 애완 동물과 비슷하다. 즉, 영화 내내 공룡은 우리와 같이 살아가야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런 설정은 기본적으로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공룡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공룡이 현재에 살아있다고 하면 어쩌면 인간과 굳이 싸우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도 인간보다 크고 공격적인 동물들이 많지만, 그들이 모두 인간을 공격하거나, 인간의 거주지로 찾아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쥬라기 월드의 접근방식은 공룡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다. 욕심 많은 인간을 등장시켜 그들로 인해 공룡이 분노하거나 특정 지역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마지막에 이슬라 섬의 공룡들이 주요 도심지로 퍼지게 되는데, 아마도 이어지는 3편에서는 결국 인간과 공존하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헨리 우 박사(B.D.웡) 이 만들어낸 복합 창조 생명체는 매우 악하고 통제 불가능한 것으로 그려진다. 즉, 있는 그대로를 복제한 일반 공룡들은 우리와 친숙한 동물과 같이 묘사하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생명체인 인도랩터(벨로시랩터+티라노)는 매우 사납고 인간에게 적대적이다. 1편에서도 비슷한 공룡인 인도미누스 렉스가 나오는데, 역시 매우 사납고 인간에게 적대적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계속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복제에는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지만 인간이 완전히 다르게 창조한 것에는 적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은 벨로시랩터 블루
영화는 큰 액션 장면이 두 번정도 반복되는데, 특히 화산이 폭발하는 이슬라 섬에서 벌어지는 탈출 신이 굉장히 박진감있고, 긴장감이 있다. 반면 마지막 저택해서 벌어지는 액션신도 스릴 있는 편이다. 하지만 마지막 액션 시퀀스의 규모는 다소 작은 편이다. 그래도 한정된 공간에서 큰 공룡에 쫓기는 장면인 매우 긴장감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벨로시렙터 블루 일 것이다. 이 작고 똑똑한 공룡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게 될지 모른다. 반면, 티라노사우르스는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번 2편에서는 조연으로 특별 출연하는 정도다.
등장하는 배우들은 1편과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크리스 프랫은 그가 잘하는 능글맞지만 인간적인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정말 잘 어울린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1편보다는 순한 클레어를 연기하지만, 그가 공룡을 대하는 방식이나 신념이 완전히 그들을 아끼는 방식으로 돌아섰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아마도 3편에서는 잠깐 등장한 이안 말콤(제프 골드블럼)의 역할이 커질지 모르겠다. 이왕 그가 다음 편에 등장한다면, 앨런 그랜트 박사(샘 닐)과 엘리 새틀러 박사(로라 던) 도 같이 등장하면 어떨까?
우리가 이 영화에 기대하는 것들은 다 들어있다. 살아있는 공룡, 무서운 공룡, 귀여운 공룡, 잠자는 공룡 등과 일부 규모있는 액션 장면 등이다. 무엇보다 공룡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 시리즈라는 점에서 이 시리즈가 이 정도의 완성도를 유지하며 지속된다면, 오랜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