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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Jul 04. 2018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보던 그, 모리세이

-잉글랜드 이즈 마인(2017)

#. 브런치 무비패스 시사회로 먼저 본 영화입니다.

더 스미스의 보컬 모리세이의 과거 이야기

 잉글랜드 이즈 마인은 영국 브리티시 팝의 밴드인 ‘더 스미스’의 보컬 모리세이의 과거를 다룬다. 더 스미스를 결성하기 이전 그의 더 젊은 시기를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그가 썼던 곡들과 그의 생각들을 시를 읇듯이 보여준다. 영화 속 등장하는 스티븐(잭 로던)은 매우 소극적이고 남들과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는 소년이었다. 마치 자폐아 처럼 집에서 뒹굴기가 생활이고, 밖에 나가서도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하지 못하고 교류를 시도하다가도 금방 포기하고 만다.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실 때도, 공연을 볼 때도, 거리를 다닐 때도 그는 늘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고 나서서 뭔가 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스티븐을 믿고 기다려준 사람들

 영화 속에서 스티븐에게 가장 영향을 주는 인물은 린더(제시카 브라운 핀들레이)와 어머니(시몬커비) 일 것이다. 조금 다른 시선을 가진 스티븐을 세상 밖으로 꺼내준 사람들이다  그들은 스티븐이 세상 밖으로 나올 때까지 그를 기다려주고 그의 재능을 알아봐줬다.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며 심지어 저능아나 바보로 놀리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스티븐은 점점 자기만의 세상 속에 빠졌다. 그를 밴드와 연결시킨 건 린더였다. 그가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고 피하는 것을 아는 린더는 그가 쓴 시와 그가 노래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 아는 밴드 맴버와 공연을 할 수 있게 스티븐의 마음을 열어준다.


 스티븐의 어머니는 그의 아들이 우울증 약을 복용하며 집에만 있는 모습을 보고 어땠을까? 스티븐은 계속 그 상황을 벗어나려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그가 돈을 벌지 않으면 생활하기 쉽지 않은 집의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는 세무사나 병원에서 보조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직장 동료들은 그를 놀리기 바빴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에게 계속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정서적 환경을 만들어줬다. 그가 음악을 하고 싶다는 걸 안 어머니는 단 한 번의 공연 후 그를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런던의 밴드 건에서 스티븐이 제외된 후 스티븐의 우울한 모습을 어머니 입장에서 본다는 건 무척 괴로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에게 거친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줬을 뿐이다. 그런 어머니의 태도는 스티븐을 다시 밖으로 이끄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다른 시각을 가진 스티븐이 음악을 들고 세상 밖으로 나오다

 1980년대가 아닌 지금도 여전히 스티븐 같은 젊은 영혼들이 많다. 그들은 남들과 다른 시선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주변 사람에게 놀림 당하고 세상 밑에 숨어있다. 그들은 세상 밑에서 학업, 입시라는 큰 문 앞에 다른 관점을 숨기고 있으며 취업 이라는 문 앞에 그 개인적 특성을 마음 깊이 묻어버린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꺼내 보여줄 기회를 갖지만 대부분은 그런 기회를 포기해버린다. 스티븐은 그걸 포기하면 세상의 부적응자가 되어 버린다. 어떤 절망의 끝에서 그는 그가 가진 꿈을 살며시 꺼내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앞에 선다. 그리고 벨을 누른다.


 영화의 음악들은 더 스미스의 음악이 아니고, 모리세이가 영향을 받은 음악들로 채워지고 있다. 그는 더 스미스의 보컬 모리세이가 되기 전 부터 도전적인 가사를 많이 썼다. 그가 전 세계 팝에 준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가 여러 음악에서 받은 영감을 가사로 옮겼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그가 밴드의 보컬 이기 전에 시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펜을 들고다니며 그의 생각이나 느낌을 메모했고, 그 생각들을 타이핑하여 가사를 썼다. 그의 삶에서 쓴다는 것이 결국은 그를 세상 밖으로 꺼내주었다. 그가 시로 쓴 세상을 음악은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매개가 되었다.

그가 걸었던 삶의 길들을 보여주며 모리세이로 변화하는 스티븐을 보여주다

 영화의 말미에 그가 다녔던 길을 하나씩 보여주며 그가 쓴 가사를 시처럼 읽는다. 그리고 영화의 처음과 끝, 그리고 중반에 휘섞이는 파도와 물결을 보여준다. 스티븐의 마음 속이 그 파도와 같이 휘몰아 칠 때 그가 걸었던 그 길들, 그 잉글랜드의 길들이 결국 그를 더 스미스로 이끌었다. 결국 영화는 스티븐이 모리세이로 걸어가는 과정을 천천히 보여준다. 그의 주변 인물들, 그가 자라온 환경, 그거 걸었던 거리 그런 요소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던 사회 부적응자가 밴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중반에 스티븐과 회사 동료가 린더의 작품 전시회에가서 이런 대화를 나눈다.

회사동료: 이거 그림 무슨 뜻이에요? 이해가 안가요.

스티븐: 이건 다 자기 생각대로 보는 거에요.

회사동료: 여기 사람들 복장을 왜 이렇게 차려입고 왔죠? 전시회는 처음 와봐요.

 그게 스티븐이 주변사람들과 평생동안 했던 대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자신의 관점을 보지 못하는 주변사람들롸 이야기하는것이 그에게 얼마나 힘들고 부끄러운 일이었을까. 그가 그의 생각을 더 스미스로 분출하게 전까지 그는 우리 주변에 있던 좀 모자란 사람이었다.

현재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더 스미스의 음악들

 영화는 느릿하게 마음을 적시지만 그 목적이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는 영화다. 간혹 유머가 섞여 있지만 대체적으로 스티븐이 쓴 가사와 그의 절망을 교차로 보여주며 밴드를 구성하기 직전까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는 밴드 공연 모습도 조금 있고 음악도 들려주지만 그 음악들은 영화의 화면과 조화되기 보다는 스티븐이 쓴 시와 적절히 조화되어 편집된다. 영화가 좋다고 할수는 없겠지만 스티븐이 쓴 여러 가사와 그가 했던 고민들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는 더 스미스의 음악은 여전히 현재에도 우리에게 위로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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