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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비키노 May 13. 2017

현실적인 판타지,<러브픽션>

따뜻한 봄 날 연인이 함께 보면 싸우기 좋은 영화

영화에 한참 미쳐 있었던 고등학교 시절 '엽기적인 그녀(2001)'라는 영화가 엄청난 흥행을 일으켰다.

이제 결혼하는, 아줌마가 될 예정인 나의 뮤즈 전지현의 재발견을 볼 수 있었던 영화인 동시에 그녀는 뭇 남성들의 마음을 빼앗아 갔더랬었다.


그리고, 취업 준비르 힘들 웃고 즐기면서 이따금씩 야한 장면을 볼 수 있었던 '째째한 로맨스(2010)'가 있었다.

이선균과 최강희의 어울릴 것 같지만은 않았던 그 영화는 흥행에 약진을 거듭했었다. 

왜 이 두 영화를 언급했느냐하면...


'러브픽션'에서 두 영화의 공식을 조금씩 차용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일단 영화 속 주인공인 구주월(하정우)은 작가다.

잘 나가진 않지만 책 1권을 집필했고 새로운 소설을 쓰기 위해 구상하고 헤어진 여자를 생각하는 찌질한 남자다.


하지만 그가 우연찮게 출판사 대표와 함께 간 독일에서 (그는 독일어과 졸업생이지만, 독일어를 쥐뿔도 못한다. 나처럼...ㅠㅠ) 희진을 만난다.


'땡큐 베리 마치'라고 후진 발음으로 그들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기고 한국에서 만남은 시작된다. 

영화는 주월(하정우)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이 부분은 관객들로 하여금 어색함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과도하다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재밌는 부분에서는 나레이션이 없어서는 안된다. 

특히 주월이 희진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은 스크린을 가득 채운 글자만큼 유치뽕짝하며 웃기다.

뭐 어쨌든 이 편지를 통해서 그들의 만남은 이루어지고 사랑을 나누지만, 결정적인 한방! 겨털님의 출현으로 영화의 웃음기는 업그레이드 된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설정인가?


아마도 색계 이후로 겨털을 소재로 해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재미가 여기에 있다.

하정우의 엄청난 겨털 달래기 애드리브를 꼭 기대하시길~ 

이후 주월의 작품활동은 활발해지고 '액모부인'이라는 제목의 찌라시 신문의 단편을 연재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맨 위에 필자가 언급했던 '엽기적인 그녀' 속 시나리오와 현실과의 연계, '째째한 로맨스' 속 만화와 현실과의 연계 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두 영화가 차용했던 부분들이 '러브 픽션'에서도 드러난다. 

현실과 소설(액모부인)을 오고가면서 주월이 희진을 사랑하는 마음도 변해가고, 더욱이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쿨하지 못한 남자로 변해간다.


대학시절 그녀를 의심하고 실제인지 모르짐ㄴ 31명의 남자들에 분노하며 꽃병도 던진다. 

희진 : "후회하지마"

주월 : "후회같은 거 절대 않해" 

헤어진 후에 다시 만나자고 사과전화를 먼저하지만, 티격태격 싸우고 결국엔 자기 성질에 못이겨 소리를 지른다.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 장면에서 공감을 할 것 같다.


성질 내는 남자와 차가운 말을 던지는 여자.


우리의 연애모습을 정말 현실적으로 잘 보여준 장면, 이 장면이 연인들에게 더 와닿았던건 아닐까?

이 장면보고 찔리는 남자들 많을거다. (물론, 나도...흠흠) 

마지막엔 주월이 희진을 찾아 알래스카로 찾아가고 그녀와의 만남으로 관계를 회복한다.

(모름지기 남자라면 여자를 찾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 법!) 

주월과 희진의 관계는 영화 속에서 현실적이지만 판타지적이다.


겨털을 가지고 있는 여자와의 사랑은 현실적이지 못하지만 웃기고,

같은 옷 스타일의 옛 애인와 현재 애인을 동시에 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알래스카까지 갔는데 여자가 감동을 하지 않고,

31명의 남자를 만났다고 당당하게 말할 여자는 얼마나 있을지... 

'러브 픽션'은 현실적이지만 판타지스러운 영화이며, 연인들이 함께 보면 싸울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실제로 나는 영화보고 나온 커플이 우리 집 이웃이었는데 싸우고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ㅎ 

따뜻한 봄 날 연인이 함께 보면 싸우기 좋은^^ 영화인 듯하다. 


덧, 알래스카 'Song by Yellow submarine' 은 다운 받아보고 싶다. 

딱 들어맞는 내용 ㅎㅎㅎ   


무비키노의 평점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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