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후 생각 정리 #1
너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줘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어. 여러 가지 단어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지. 나의 일부지만 가장 소외되었던 네가 이제라도 빛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이아몬드’라고 이름을 지을까 하다가 부르기 쉬워야 자주 불러줄것 같아서 ‘보석’이라고 이름을 붙여봤어. 마음에 들어?
오늘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여러 단계들을 거쳤어. 두려움이란 아이를 거쳐 불신, 경계, 망각, 안심 등의 아이들을 거치고나니 그제야 보석이 네가 조금 보이기 시작하더라. 아참, 너를 만기 전 만났던 아이들에겐 따로 시간을 내겠노라 약속했으니 걱정하지 마. 너를 보호하느라 평생을 치열하게 살았던 아이들이라 매순간 튀어나와서 널 만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다행히 조금 비켜달라는 내 요구에 잘 따라주었어.
그렇게 어렵게 만난 너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모호하고 흐릿해서 좀 당황했어. 나의 말에 좀처럼 반응이 없었고 조용했지. 그렇게 존재감 없이 여러 해 동안 구석에만 있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말이야.
나는 어쩜 이렇게도 너를 잊고 살았을까?
나는 어쩜 이리도 너에게 날을 세웠을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직 너에 대해 잘 모르겠어.
한동안 그렇게 어색한 채 시간이 지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오늘 중요한 사실을 알았어.
너도 나라는 걸.
너를 있는 그대로 볼 준비가 된 것 같아.
아플 수도 있을 거야.
그런데 괜찮을 것 같아.
나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5살 꼬맹이가 아니라
이제 모든 걸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어른이거든.
이제 안심하고 너를 내게 보여줘.
오랫동안 나를 지켜내느라 수고했어.
이제는 내가 너를 안아줄게.
잘 지내보자 보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