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정조는 어떤 방식으로 공부했을까?
왕은 공부하는 자리였습니다.
오늘날 ‘공부하는 리더’라는 표현은 어쩌면 조선의 몇몇 왕들에게 딱 들어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세종과 정조.
두 임금의 독서법은 단순히 책을 읽는 차원을 넘어 ‘지식을 정치로 연결하는 기술’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세종과 정조의 독서 방식,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철학과 통치의 방향을 천천히 살펴보겠습니다.
책장을 넘기던 조선의 왕들, 그들의 공부는 과연 어땠을까요?
세종은 아마 조선에서 가장 책을 사랑한 왕이었을 것입니다.
집현전을 설치하고 학자들을 가까이 두었던 그였지만,
정작 가장 열심히 읽고 가장 많이 고민한 사람은 바로 본인이었습니다.
세종은 경전을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치민(治民)의 원리'를 끊임없이 물었습니다.
『논어』를 읽다가 “백성을 편안히 하는 도는 어디서 비롯되는가?”를 되묻고,
『상서』 속 고사를 참고해 제도를 고치곤 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독서가 개인의 탐구로 그치지 않도록
수시로 학자들과 토론하며 ‘국가적 독서’를 실천했습니다.
궁궐 안에서는 함께 읽고 토론하는 ‘강독 문화’가 발전했고,
이는 곧 언문 창제와 『농사직설』, 『의방유취』 등의 출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세종의 독서법은 ‘사유하는 독서’였습니다.
책은 곧 백성을 위한 거울이었고,
그는 글을 읽는 눈보다 백성을 보는 마음을 먼저 길렀습니다.
정조 역시 공부하는 임금이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벗 삼았고,
재위 후에는 『일성록』과 『홍재전서』를 통해
자신의 지식과 사유를 남겼습니다.
정조는 책을 통해 ‘정통성’을 증명하고,
왕권을 안정시키는 데 적극 활용했습니다.
특히 규장각의 설치는 그의 독서관이 담긴 대표적인 제도입니다.
규장각은 단순한 서고가 아니라
학자들과 함께 책을 해석하고, 정책을 논의하는 살아 있는 지식 플랫폼이었습니다.
그는 경서뿐 아니라 병서, 과학서, 문학서까지도 넓게 탐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문신과 무신의 균형 인사,
경제 개혁과 사회 제도 개선을 추진했습니다.
정조의 독서법은 ‘전략적 독서’였습니다.
지식은 곧 통치의 자산이었고,
그는 그 자산을 가장 치밀하게 활용한 왕이었습니다.
조선의 왕들은 단지 글을 읽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독서는 실천과 연결되어 있었고,
무언가를 바꾸고자 하는 열망의 한 방식이었습니다.
세종은 글을 백성에게 주었고,
정조는 글을 나라를 세우는 기둥으로 삼았습니다.
이들의 공부는 혼자만의 탐구가 아닌,
나라 전체가 함께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얼마나 진지하게 읽고,
그 읽음을 어떻게 삶과 연결하고 있을까요?
왕들이 책을 읽던 그 간절함과 치열함이
지금 우리의 책상 위에도,
다시 떠올라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