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Hate Me

백경 에세이

by 백경

오늘도 정기 연재일이 아닌데 올리고 싶은 글이 있어 올립니다.

현재 백경 에세이에 연재 중인 이야기는 작가 도전기입니다.

이 이야기 끝엔 저의 인간적인 부분을 소개할 생각이다.

물론 연재 글은 써 두어 연재일에 공개하려 했는데, 오늘은 맛보기로 조금 풀 생각입니다.




사실은 올리고 싶은 글이 있었다는 건 핑계일지 모른다.

몇 주 째 계속되는 불안.

그 망할 놈의 불안 때문이다.

머릿속은 온통 나쁜 생각으로 가득하다.

열등감과 패배주의, 끝없이 되감기 되는 나쁜 기억들.

날 조금씩 갉아먹는 건 결국 나 자신이었다.




난 우울증을 겪었다. 지독하게도.

그때 대인기피증도 함께 왔다.

한 사람으로부터 지독하게 미움을 샀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난 내향인이다.

많은 사람이 날 좋아해 주더라도 싫어하는 사람 한 사람의 시선에도 움츠러든다.

모두에게 사랑받는다는 건 불가능한 것임을 알아도, 마음은 그렇지 못한다.


그때의 난 그랬다.

누군가의 미움을 샀고 손가락질받았다.

태어나서 처음 겪은 일이었다.

어쩌면 내가 쓰고 있던 가면이 모두 벗겨진 순간이기도 하다.

그 사람은 어쩌면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물론 그런 결말을 바란 건 아닌 건 안다.)


내 잘못임을 알기에,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썼다.

하지만 이해한 것과는 별개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원래도 생각이 많은 편이다.

때로는 그 생각은 좀 더 날카롭고 예민한 칼이 되어 날 쑤셨다.

온종일 스스로를 난도질하면, 자신에게 벌을 주게 된다.

그게 어떤 방식이든 그래야 마음이 편했다.




퇴근길, 평소처럼 노래를 틀었다.

랜덤 재생이었는데, 한때 즐겨 듣던 곡이 흘러나왔다.

에픽하이의 Don’t Hate Me.


이 노래를 들으면 타진요 사건이 떠오른다.

시간이 꽤 흘렀다.

이제는 잊혔거나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애초에 에픽하이를 모르는 세대도 있으니 말이다.


당시 인터뷰 속 타블로의 얼굴이 선명하다.

난 그를 믿었다.

그때도, 지금도.


좋아하는 뮤지션을 무지성으로 믿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 사람을 좋아하고,

그가 증명하는 걸 지켜봤으니까.


그의 눈물을 보면서도 깊이 공감하지는 못 했다.

단지 억울하겠다는 생각 정도였다.


세월이 흘러 내 삶에도 크고 작은 굴곡들이 생겼다.

난 여전히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고,

단어뿐만 아니라 그때의 상황, 분위기, 인상적인 숨소리와 침묵까지 기억해 냈다.

도움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들을.

그리고 그것들을 반복 재생한다.

멈추고 싶어도 자연스럽게 그 생각들에 갇혀 버린다.


좋은 기억이야 오래 붙잡을수록 좋지만,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면

극심한 불안이 날 괴롭힌다.


그럴 땐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든다.

애초에 날 좋아하는 사람이 없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까지 번진다.


날 싫어하는 사람도,

날 좋아하는 사람도,

비율만 다를 뿐 둘 다 존재한다는 걸 망각한다.


오늘 노래를 들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타진요 사건 때 난 타블로에게 어떤 응원도, 힘을 실어 주지도 않았다.

다만 그의 노래를 들으며 멋지게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지금의 나에게도 침묵의 팬이 존재하진 않을까 싶다.

세상 모두가 미워해도 내 편 한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글을 쓰다 보면 불안이 조금 가라앉는다.

어쩌면 소설가가 될 수 없다는 불안을 품을 때에도,

세상에 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도.

글을 썼다.


흩어진 문장을 붙잡아 다듬다 보면

요동치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글쓰기 때문에 힘들다가도

글쓰기에서 위로를 받는다.


이제는,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 된 것만 같다.


어딘가에서

내 글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사람에게.

오늘의 나를 전하고 싶다.



난 너만 손뼉 치면 돼 Baby
온 세상이 안티 그런 내가 웃는 이유
오오오
난 너만 내 편이면
내 팬이면 돼
keyword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