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라마바사

2020년도에 있었던 울 회사 직원 이모 이야기

by 밤의 작가 M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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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마바사

사랑한단 뜻이야


가나다라마바사

보고 싶단 뜻이야


가나다라마바사

행복하단 뜻이야


양준일 님 가나다라마바사

가사가 놀랍다.




울 회사 직원 이모는

한국 국적을 가진 태국분

25년을 사셨던 터라 나보다도

농담을 잘하신다


그래도 아직 법이나

문화는 잘 모르셔서

가끔 당혹스러울 때가 있는데


작년 어느 날 퇴근길에

이모를 배웅해 주는데 이모가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대표님. 저 퇴직금은 있어요

언제, 어떻게 나오는 거예요?



- 응? 이모 퇴직금은 갑자기 왜요?

그만두시게요?? 이모가 근무한 지 꽤 됐으니

퇴직금 있죠. 그건 그만두거나 중간정산 해달라 하면

담당 세무사에 연락해서 지급하면 돼요

근데 왜 어디 가시게요?



(울회사직원이모는 허리디스크 수술한 후

일을 해야 되는 입장이라 울 회사로 취직하고

포장 배송일을 맡아서 하는데.. 고혈압도 있어서

가끔. 점심 먹으러 갈 때 고혈압약 먹어요?

물으면 돈 아깝다고 그럼 주머니에서 몇 만 원 꺼내

주면서 내가 주면 사서 드실 거니 약 챙겨드리라 하고

나름 챙겨드린다고 했는데.. 부족했나..

갑자기 묻는 질문에

나는 당황스러웠다 이모가 또 어디가 아프신 건가..

아님 혹시 집에 무슨 일이 있나... )


-

차 문을 열고 탄 이모가

아니.. 혹시나 나이도 있고 일 못하게 되면

어떻게 사나 노후도 아무것도 없는데.. 하고...

말씀하신다.



(그 말에 이모의 사정을 아는 나는

마음이 좀 안쓰럽고 마음 한편이 찡한 듯 안 좋았는데..)



-이모. 걱정하지 말고

회사가 잘될 것만 생각하세요

그럼, 앉아만 있어도 월급 줄 테니

걱정 말고 내가 이모는 끝까지 챙기게,,

조심히 들어가요, 하고는


출발하는 이모 얼굴을 보니

왠지.. 마음이 좀 그랬었다.





센터 매니저에게

울 직원이모때문에 마음이 좀 안 좋다

제대로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현실을 보면

원재료 인건비 세금 보험료 안 오른 게 없고

참... 경영이 어렵게 느껴진다고 했을 때


매니저가

그래도 사장님은. 명절마다 얼마라도 챙겨줄라 하고

때때로 애들 치킨사주라고 주는 것도 그렇게

직원 챙기려는 사장님은 장사치라기보다

인정 많은 사업가 같다고 와이프한테 얘기했더니

명절에 얼마라도 챙겨주는 게 어디냐고 와이프도

요즘 그런 사장님 찾기 어렵다고 했다며

내게 그런 말을 해주었을 때..


그 말을 듣고.. 잠시 말을 할 수 없었고

슬픔에 위로가 되면서도 한편에 감사했었다.


나 자신이 내게 돈을 벌자고 하는 건가..

사람을 위해 사는 건가... 란 물음 앞에도


때때로

원재료 인건비 세율 건보료 다 올릴 거면

세금이라도 좀 낮춰줬더라면

청년 지원금 비율을 좀 낮추고

중장년에 균형을 맞춰 줬더라면..

소기업이 하던 것까지 중견기업이 브랜드화해 버리니

지원사업을 일정규모가 있는 잘 될 기업에 밀어주기보다

소기업에도 균형을 맞춰줬더라면. 남 탓을 하다가도


나 자신은 그동안

여태 뭘 한 걸까...

내가 좀 더 준비를 했더라면 하는

나 자신을 탓한다.


여러 가지 내가 나에게

하는 물음에도.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매니저님의 그 말에


내 눈은 생각에 잠시 잠겼다가

내 입은 어느새


신제품도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라인업도 끝났고

내년도 연구개발 한 건 하면 더 나아질 거라

직원들 들오기 시작하면

잘될 거 같다고 희망을 말했다.




십일 년의 시간 동안

안 해본 게 없고 벌기도 해보고 잃기도 하며

위기의 순간이 올 때도 인내하며 버텨냈던 지난 시간들..


지금까지 온 것에 감사해졌다.

안될 것도 없고 실제로도 잘되고 있으니

안주하지만 않으면 끊임없이 성장하고


이제. 더 큰 꿈을 바라고

희망을 바라는 시점 앞에


2020년이 되었으니까.


나에게 가나다라마바사의 의미는

어쩌면 삶의 아픈 순간도

가장 즐겁고 기뻤던 시간을 지나고

모든 걸 잃은 것처럼 좌절된 순간에도

다시 기쁨을 찾아야 하고

일어나야 할 이유와 힘을 낼 용기까지.


내가 나 자신에게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던

가나다라마바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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