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이야기
에필로그.
참고로 저의 이야기는 5~10년 이상 된
기록을 정리해 하나하나 올리는 중입니다.
오래전 기록해 두었던 일기 같은 글들을
조심스레 꺼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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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의 색깔은
초록 주황 빨간색이 있다
멈춰야 할 때를 알려주는 주황
멈춰야 하는 빨강
출발해야 하는 초록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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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몇 년 동안
정말 열심히 앞만 보며 달려왔다
하루하루 열어주시는 대로 최선을 다했다
빨간색의 멈춤이 되지 않기 위해
그동안 하루 세네 시간 자며
견뎌내야 하는 주황색의 시간을 지내고
그 사이 번아웃이 오기도 했으며
스트레스로 인해 좋지 않았던 내 두 눈은
어느 날은 선명했다가
어느 날은 흐렸다가 했었다
흔들리는 마음.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매일매일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추스리기도 했었다
어느덧 새로운 새해를 맞이해
출발하는 초록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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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해놓고도 이익이 적어
직원들에게 보너스라고 하기엔
얼마 안 되는 용돈 수준의 돈을 담아 주게 될 때면
부끄럽기도 했고 미안한 마음에
봉투에 담아 이름을 한 자 한 자 적으며
고마운 마음을 돈 대신 더 담아 주어야 했다
그럴 때마다 나의 고마운 이 친구들은
한마디의 불평도 없이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받아주고 자기들이 더 열심히 하겠다고
그럴 때마다 내겐 더 없는 친구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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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리더자로서
매일매일 기도로서 힘내고
직원들을 격려하며 더 나은 내일을
더 나아진 하루를 보내게 되면서
감사하게도 회사는 성장하고 있었고
직원들은 자리를 잡아 주어진 일은
더 잘 해내는 책임감 있는
친구들이 되어주었다
끝도 없이 미뤄질 거 같았던 나의 꿈은
희망을 품고 이룰 수 있는 꿈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여기까지 오는 길에는
셀 수 없는 많은 시간이 존재했고
감당하기엔 힘들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스물여섯 다니던 직장을 나와
아무것도 없이 사업을 시작해 생활비가 없어
물류센터에서 일당으로 알바를 하며
자본을 충당하고 기름 값을 아끼겠다고
새벽길을 걸으며 올려다보던 하늘도
지낼 곳이 없어 창고에 판자로 칸을 만들고
겨울에 얼어붙은 지하수 펌프를 찾으러
눈 밭 길을 걸어갈 때도
납품한 대금을 받지 못하고 막막함에
새벽하늘을 보며 짓던 한숨도
조급함과 두려움 불안함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아르바이트생들 월급을 겨우 주고
안도의 한숨을 쉬어야 했을 때도
그렇게 몇 년을 힘들게 모아
법인을 세우고 벌기도 잃기도 해
힘들었을 때도
숨통을 조이듯 조사받을 때
사람들은 내가 하는 말은 듣지도
들으려 하지도 않았을 때도
하루하루 옥죄듯
한 직원의 실수와 손실에 그 스트레스에
각막에 원인 모를 물이 찼을 때도 있었다
여태껏 살아오며
가장 가까운 이들은 내가 가장 힘들 때
내 곁을 떠났다
낱낱이 기재하기엔 밤을 새도 모자란 이야기들.
숱한 날들의 새벽밤 별들을 보며
깊은숨을 내쉴 때면 잇김이 보이던
겨울이었다
때론, 가슴이 저릴 정도의 아픈 말들이
생각날 때면 분노보다는 자책이 되기도 했었다
난 여태 뭘 했었던 걸까.
아직까지도 나를 깎아내렸던
그 말이 가끔 생각날 때면 나는 내 나이 환경 상황
현실이 부끄럽고 가슴 한편이 저미듯 아프다
기억에 있는 말이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는 걸.
오늘 밤 깊게 하나님께
용서를 했는데도 마음이 아픈 건
용서하지 못한 것인지 아님 용서는 했는데
상처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잘 알지 못하겠다고
용서하지 못한 것이면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시고
상처가 남은 것이면 이 모든 것이
녹아내릴 정도의 사랑을 베풀어 달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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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
마음을 담아
작은 봉투를 준비해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평소처럼 별일 없는 지를 묻고는
봉투를 전달한다.
올해 사장님 마음 같아선 열 배는 주고 싶었다고
내년엔 꼭 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 했더니
되려 감사해하는 모습에 힘이 난다
일찍 퇴근시키며 배웅해 줄 때
연말 잘 보내고
내년엔 더 파이팅 하자라고 말하고
시동을 걸어 차를 타고 오는 길에
신호등을 본다
잠시 속도를 줄이기도 하고
멈춰 있을 때도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신호는 바뀌고
녹색이 되면
출발을 한다.
그렇게 나 역시 언제나 그렇듯
출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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