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은 어디서 구하나요(2)

8 학군 엄마의 글쓰기 생존기

by 김다흙

엄마는 위대하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엄마는... 피곤하다.

심각하게, 말도 안 되게 피곤하다.


일요일의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낮잠을 정신없이 자버렸다.

눈을 떠 보니 저녁 7시, 4시부터 무려 3시간이나 잔 것이다.

뒤늦게 아이의 밥을 차려주는데 아이가 물었다.


"엄마는 왜 자꾸 피곤해해?"


순간,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나도 내가 왜 이렇게 피곤한지 설명을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잠을 많이 못 자서 그런가? 몸을 많이 써서?

한참을 생각해 보니 정작 이유는 따로 있는 것 같았다.

마음이 지쳐서.


하루 종일 나 이외의 덜 자란 사람(아이)의 감정을 받아주고,

학교와 학원의 일정을 챙기고,

집안 살림을 돌보다 보면 내 영혼이 탈탈 털려있는 것이다.


나를 위한 시간은 없고, 해도 해도 티도 안나는 일들이 너무 많은데,

엄마라는 이름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나를 잠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엄마'가 아닌 이름으로 나를 마주하는 시간,

그 시간으로 인해 내 현실은 조금씩 정리가 된다.

현실에 찌든 마음을 보듬고, 스스로를 쌓아가는 시간.

글을 쓰는 지금이 내가 체력을 회복하는 방식이다.


매일 물먹은 솜뭉치 마냥 매일 체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렇게 버티고, 쓰고, 웃으며 나를 새로운 공기로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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