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를 찾아내는 주문, '좀 더 자세히'
"사진은 세상의 한 조각을 떼어내는 작업이다."
대학 시절, 교수님이 했던 말이다. 이 말이 그때는 그저 멋진 문장으로만 들렸고. 이해하는 척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그 의미를 깊게 파고든 적은 없었다.
졸업 후 상업 사진 전선에 뛰어들면서, 나는 '세상의 조각'보다 '클라이언트의 입맛'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뷰파인더 속 세상은 철저히 계산된 결과물이어야 했고, 교수님의 철학은 바쁜 현장의 셔터 소리에 묻혀 서서히 잊혀 갔다.
그러다 문득, '일하는 사진'이 아닌 내가 진짜 '찍고 싶은 사진'을 찍어보자고 결심했다.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잊고 있던 그 말이 다시 머릿속을 두드렸다. 늘 정리된 프레임만 촬영했던 나는, 프레임 밖의 날것 그대로를 보기 위해 주변의 모든 것을 집요하게 관찰하는 버릇을 들이기 시작했다.
'좀 더 자세히, 좀 더 세밀히.'
시선의 훈련이 어느 정도 무르익자, 세상 구석구석 숨어 있는 우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었다. 길가에 무심히 핀 꽃 한 송이, 호수 공원에 비친 물의 일렁임, 심지어 식당 간판 옆 나무의 거친 질감까지. 그 모든 것이 깊고 신비한 '작은 우주'였다. 물론 사진적 기술과 보정의 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 곁에 있는 우주를 발견하는 '마음의 눈'을 떴다는 사실이었다.
셔터를 누르며 생각한다. 우리 곁에 이토록 많은 우주와 신비가 존재한다는 걸 안다면,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이 조금은 덜어지지 않을까.
모두가 동의할 순 없겠지만, 생각보다 우리 가까운 곳에는 신비한 우주가 숨겨져 있다. 만약 그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주변을 '좀 더 자세히,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보기를 추천한다. 조금만 신경 써서 바라봐주면, 세상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신비로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