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동물원

by MOYA


나의 동물원


어렸을 적 동물원은 신비함과 즐거움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처음 보는 동물들, 달콤한 간식거리, 그리고 신기해하며 하하 호호 웃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까지.


성인이 된 지금도 간혹 홀로 카메라를 들고 동물원을 한 바퀴 돌 때가 있다. 하지만 어렸을 적 그 기억은 온데간데없고, 늘 씁쓸함만 남은 채 돌아오곤 한다. 처음엔 잃어버린 동심 때문인가 했지만, 실상은 현실을 보는 눈이 생긴 탓이었다.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라쿤,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기린, 배설물과 뒤섞인 작은 설치류들... 물론 사육사 분들이 정성을 다하고 있겠지만, 철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밖에 서 있는 나는 낡은 시설을 떠나 그들에게서 묻어나는 짙은 외로움을 느끼곤 한다.


동물원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인간의 욕심이 자연에서 살아야 할 동물들에게 고통을 준다는 의견과, 야생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보호받는다는 의견.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뷰파인더 너머의 동물들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외로움을 마주한다.


그것이 잃어버린 자연에 대한 갈망인지, 갇혀 있다는 답답함 때문인지, 아니면 인간과 동물을 가로막은 저 차가운 철창이 주는 무거움 때문인지는 알 길이 없다. 본래 표정이 없는 동물의 마음을 인간의 기준으로 해석하는 건 오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 전해진 그 쓸쓸한 느낌은 어째서인지 셔터를 누른 뒤에도 너무나 진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일까. 동물원에서 찍은 사진들에는 언제나 그 외로움이 묻어난다. 사실을 기록한다고 믿었던 카메라는, 어느새 내가 느낀 감정의 층위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어렸을 적 나의 동물원은 기억 저 편으로 사라졌지만, 지금 렌즈 속에 담긴 '나의 동물원'은 결국 나 자신의 내면을 비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도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동지이니, 그들이 조금은 더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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