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값

by 고운 저녁


나잇값


깻잎 절이듯 차곡차곡

먼지처럼 소리 없이 소복소복

대출이자 빠지듯 꼬박꼬박

나이를 먹는다,

입맛과 상관없이


나이도 무게가 있는지

받치고 서 있기 벅찬 중압,

비례해 늘어가는 건망증이 아니었다면

이 벌로 몸깨나 쑤셨겠다


나잇값 운운해도

좀처럼 매겨지지 않는 값어치

나무처럼 몸통을 베어 본다


아름드리나무

속 빈 강정이더니,

삐쩍 마른나무

반들반들 속이 알차다


건망증 탓하며

뇌 CT 찍기 전

머릿속 어디에든

나잇값 새겨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