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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맘 Mar 13. 2022

[너의 찰나를 차곡차곡] 너에게 들려주고픈 ‘바람’

달아, 오늘은 아빠가 좋아하는 카레를 만들어주려고 재료 사러 잠시 나갔더니 바람이 쌩 쌔앵- 엄청 세게 불어대고 있지 뭐야?

무더운 한 여름날에 이토록 시원한 바람이라니 태풍 소식이 있던데 그래서 그런가 보다 하며 바람을 느끼며 걸었어. 바람 덕분에 괜히 기분이 좋아졌는지 우리 달이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어. 그래서 이 기분을, 바람이라는 존재를 설명해주고 싶었나 봐. 달이가 곧 세상에 나오면 만나게 될 테니까 말이야.


바람. 바람은 모든 사물을 흔들거리게 만들어. 세기에 따라 방향에 따라 흔들리는 것도 다르지. 길거리에 나무들이 위아래, 양옆으로 가지를 흔들고 또 엄마 머리카락도 종잡을 수 없이 흩날리고 있어. 몇 개월 뒤면 달이 머리카락도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겠지? 얇디얇은 머리카락이 낮은 섬에서 바라보는 청보리처럼 부드러우려나? 아마 여름날이면 살랑거리는 행복으로 느껴질 것이고, 겨울날이면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매섭게 느껴지겠지.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우리 달이 두 뺨을 살살 간지럽히기도 할 테고, 달이 손에 벚꽃잎을 전해주기도 할 거야. 이렇게 아름답기만 하냐고? 물론 아니지.

지금 옆 나라 중국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와있는데 그 아래에서는 집도 날아가고 차도 날아다니고 심지어 사람마저 사라지기도 한대. 이렇게 무시무시한 것도 바람이란다.

그 태풍이 진로를 조금만 바꿔 여기, 제주도로 왔더라면..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해. 고통스러운 사람들과 상황을 떠올리니 상쾌함도 잠시, 마음이 먹먹해진다.


아름다우면서도 또 힘이 무시무시한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람, 바로 이걸 자연이라고 해.

설명이 너무 어려웠으려나. 여하튼 우리는 인간, 바람은 자연, 언제나 함께이니 가까이에서 조화롭게  지내보자. 너에게도 곧 소개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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