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책과 직함이 무슨 소용일까?
퇴직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지 않나요?
일방의 의사표시로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퇴직. 흔히 사직이라고 불리는 퇴직을 현재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라고 한다.
한 때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출근했던 적이 있다. 직장이라는 조직 문화의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퇴직 자체가 꿈이라고 말하기 그렇지만 경제적인 자유를 원하는 누군가에게는 꿈 그 자체다.
2017년도 초반에 전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 “저자 이나가키 에미고의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서적이 국내에 출간된 적이 있다.
“퇴사하겠습니다”에서 저자는 회사는 나를 만들어 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 가는 곳이 아니라고 말한다. 뭔가 화가 나서 그만둬버리는 곳이 아니라 회사에게 ‘고마워’라고 말하며 졸업할 수 있는 자기를 만들 것을 독자들에게 전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에 대해 자신의 하루하루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저자는 소망했다.
서적을 읽고 직장에 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과연 직장이라는 곳이 뭔가? 직장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퇴직을 한다면 삶의 괴로움이 모두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고, 회사를 떠나서 원하는 일을 하며 지내는 동료들을 부러워한 적이 있다.
과연, 퇴직을 하면 정말 행복만 있을까?
직장! 과연 그 정의는 뭘까? 흔히 직장 동료나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회사에서 재미있는 것을 찾지 마라.” “재미는 회사 밖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다시 읽게 된 윤홍균 교수의 ‘자존감 수업’이라는 서적에서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다.
‘직장은 나에게 미안해서 돈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직장은 우리의 에너지를 뺐어가고 미안해서 나가지 말라고 돈을 쥐여 주는 곳이니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좋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 이였다.
한 때 직장을 삶의 전부? 라 생각한 적이 있다. 어렵게 취업한 직장이니까 열심을 다했다. 그러나 직장은 내가 바라는 이상향의 장소가 아니었고 인격적인 상대로 여길 수가 없었다.
계속 참고 인내하며 내 마음과 정신을 회사에 임대하고 마음의 병이 들어야 했기에 점점 실망을 하게 되었다.
한 기업의 사장이 되고자 직장 생활을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잘 나가던 때의 직책과 직함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만일, 대기업 임원이라고 하고 동네 슈퍼마켓에 가서 계산대 앞에서 “나 대기업 임원인 데라고 해봐라.” 아마도 그 임원이라는 직함으로 사탕 하나도 못 사 먹을 것이다.
분명 개인마다 느끼는 직장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직장은 집이 아니라는 것이다. 즐거울 때 같이 기쁨을 나눌 수 있지만, 직장은 엄연한 이해관계 속에서 돌아가는 곳이다.
직장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우리는 직장과 관련한 생각의 스위치를 꺼야 한다. 스스로에게 미안하지 않기 위해서 퇴근 이후,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
모든 직장인들이 직장을 부정하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고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 일에 몰입을 할 수도 있다.
다만, 퇴사를 하지 않고도 내 인생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선, 직장과 나를 분리하고 직장이라는 곳에 거대한 삶의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그리고 당장 종이를 펴서 오늘이라도 하고 싶은 것들을 몇 가지 적어보자.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많은 것을 해내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정말 원하는 것부터 짧게 적어보자. 메모장에 적은 것들 중, 마음에 가는 한 가지를 바로 실행에 옮기자.
원하는 것을 적어보는 그 순간부터가 내 인생을 찾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대화하듯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오늘 나 잘 살았지?”
그렇게 내 인생을 직장이 아닌 곳에서 다시 찾아가면 된다.
그리고 "고마워"라고 말하고 나올 수 있는 나를 만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