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론 (1) - 저음(Bass) 예찬

풍성하고 다이나믹한 음악 감상을 위해서는 저음을 보강하라

by mpd 알멋 정기조


이제부터는 뜬구름은 그만 잡고 구체적인 '멋' 의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사전에 몇 가지 전제를 합니다. 염두에 두시고 '각론' 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1. '각론' 은 제 개인의 취향을 제시한 것으로 그저 '예시' 일 뿐입니다.

2. '각론' 은 제 개인적 견해일 뿐이므로 반드시 정답이라 할 수 없으며 반론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습니다.

3. '각론' 은 모든 분야에 망라되어 있지 않으며 빠져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저는 모든 분야에 통달하지 않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론' 은 '멋' 의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봄으로써 독자께서 나름의 '멋' 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성해 본 것입니다.



고음과 저음? 그게 뭔데?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몇 가지 개념을 잡고 들어갑니다.


소리(sound)는 물체의 진동에 의해 생긴 공기의 파동입니다. 진동(vibration)은 어떤 물리량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변동하는 것을 말하며, 이렇게 단위 시간(1초)마다 규칙을 보이는 그 횟수를 진동수(frequency)라 고 합니다. 파동(wave)은 진동이 퍼져나가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모든 소리에는 그 진동수가 있습니다. 진동수는 헤르츠(Hz)라는 단위로 표시하는데, 이중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20~20,000Hz 까지로 이를 가청주파수(可聽周波數, AF; audio frequency) 라고 합니다.

(* 20,000Hz(=20kHz) 라는 것은 1초에 2만 회 진동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주파수가 낮은 것과 높은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음의 높낮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고음은 주파수가 높은음이고 저음은 주파수가 낮은음입니다. 어디까지가 높고 어디까지가 낮으냐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보통 20~250Hz 정도를 저음, 250~2kHz 를 중음, 2~20kHz 를 고음으로 분류합니다.


피아노에서 보통 왼손 오른손 구분의 기준(피아노 중앙)이 되는 C4 음이 약 260Hz 정도라고 합니다. 주로 반주를 담당하는 왼손의 영역은 저음으로 들어가는 셈이고, 멜로디를 담당하는 오른손은 중음 이상이 되는 것입니다.

(* 피아노에는 '도(C)' 음이 8개가 있는데 그중 왼쪽에서 4번째가 C4입니다.)


한 옥타브가 올라갈 때마다 주파수는 두 배가 됩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로 올라가서 C5 음이 되면 주파수는 520Hz 로 올라가는 것이죠. 한 옥타브 더 올라간 C6 음은 약 1kHz, C7 음이 되면 2kHz 까지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대략 C4~C7 음 사이가 중음, 그 이상은 고음입니다.

*옥타브(Octave) : 주파수 비율이 1:2인 음높이의 차이(음정)를 말함. 음악에서는 이를 완전8도 라고 하는데 그래서 '옥타브' 라는 이름이 붙었음. 직관적으로 말하면 '도' 음에서 위로 올라가서 다시 '도' 음이 될 때의 관계가 한 옥타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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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역의 스펙트럼을 넓혀 들을 수 있다.


한 번 입으로 소리를 내 보면, 락커가 아닌 이상 C6 음은 웬만한 남자분들은 '넘사벽' 입니다. 여자 소프라노의 음역대를 보통 C4~C6 까지로 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노래의 주 멜로디는 높아 봐야 C6 근처, 고음 잘 내는 여가수라 하더라도 F6(약 1.4kHz) 정도가 보통입니다.


결국 노래의 주요 멜로디는 중음대에 위치합니다. 악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멜로디를 담당하는 주요 악기들(바이올린, 플루트, 기타 등)은 사람의 음역대를 기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위아래로 좀 더 나가기도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중음대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중음에서만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라 고음에서도 소리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중음과 고음이 같이 들리는 것이죠. 왜냐하면 소리들이 이렇게 단순하게 하나의 주파수로만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 만약 소리가 이렇게 단일 주파수로 단순하게 나온다면, 주파수가 같을 때 모든 소리들이 같게 들려야 하겠지요.)


기본이 되는 주파수(기음)가 가장 크게 들리지만, 이들 주파수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주파수(배음)들이 같이 어우러져 소리로 들립니다. 이것이 소리의 음색을 결정하죠. 예를 들어 피아노로 C4(260Hz) 음을 연주하면, 기음인 C4 가 가장 크게 들리지만, 그 외에도 주파수 2배인 C5(520Hz), 3배인 G5(780Hz), 4배인 C6(1,040Hz), 5배인 E6(1,300Hz), 6배인 G6(1,560Hz) 등 도 작게나마 같이 들립니다. 이러한 기음과 배음의 조합에 따라 같은 1kHz 라도 사람의 목소리와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등의 음색이 다르게 들립니다.

*기음(fundamental tone) : 물체가 진동하여 소리를 낼 때 가장 진동수가 적은 기본진동에 해당하는 소리.

*배음(harmonics, overtone) : 진동수가 기음의 정수배인 음.


이렇게 주 멜로디는 중음대인 기음과, 중음 및 고음대인 배음들로 주로 들리게 됩니다. 결국 음악 감상을 하게 되면 보통 중고음대를 집중적으로 듣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상대적으로 모자란 저음대를 강화하면 여러 음역대가 조화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면 풍성하고 다이내믹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여러 악기의 조화를 통해서 저음부터 고음까지 다 듣기 때문입니다. 저음역을 강화하면 이런 비슷한 효과가 나오는 것이죠.


이러한 부분 때문인지 21C 들어 음악들이 전반적으로 베이스가 강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퀄라이저나 우퍼 등을 사용해서 저음역을 강화하는 음악 감상이 꿀팁이 됩니다. 때로는 저음역에 감도가 좋은 스피커나 헤드폰 등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우퍼(woofer) : 스피커에서 저음역을 담당 또는 전담하는 유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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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우퍼 하나만 붙어도 감상의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



음악의 리듬을 타며 듣는다


멜로디, 리듬, 하모니 이상 3 가지를 음악의 3요소라고 합니다. 이중 멜로디가 없는 음악, 하모니가 없는 음악은 가능한데 리듬이 없는 음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리듬은 음악에서 가장 기본적 요소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현대 음악에서의 리듬은 타악기에서 베이스 악기로 옮겨진 모양새입니다. 따로 드럼이 없어도 베이스가 타는 멜로디, 그것 자체가 리듬인 경우가 많죠. 특히 댄스 음악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음역을 보강해서 듣게 되면 이 리듬을 더 보강해서 듣는 효과가 있습니다. 리듬은 표면적으로는 음악에서 빠르기와 강약과 장단 등에 관여합니다만,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다이내믹함도 결정합니다. 아무래도 멜로디 라인은 흐름 상 제약이 좀 있을 수 있는 데 비해, 베이스 라인은 같은 멜로디 안에서도 계속 리듬을 바꿔 가며 곡에 역동성을 부여합니다.


저음을 보강하면 이렇게 음악의 역동성도 강화해서 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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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Pixabay / egonkling.



음악을 몸으로도 듣는다 (청각 + 촉각)


클럽 같은 곳에 가면 빵빵한 스피커의 출력에 몸 전체가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떨림은 대부분 저음에서 비롯됩니다.


저음은 낮은 진동수로 인해 그 체감도가 고음보다 높습니다. 초당 수천 번의 진동은 몸으로 느끼기 힘들지만 수십~수백 번의 진동은 피부로 체감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단순히 음악을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몸 전체로 들을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주파수가 낮은 저음은 파장이 깁니다. 음속은 어차피 340m/s (=1,224km/h, =1 Mach) 로 동일한데 주파수가 낮으면 파장이 길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음역을 담당하는 스피커인 우퍼나 서브우퍼는 크기 자체가 큽니다. 그래서 저음역을 보강하기 위해 우퍼나 서브우퍼를 따로 설치하면, 큰 스피커에서 밀려 나오는 파동을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파장(wavelength) : 파동에서 1회 진동 시 진행하는 거리(길이).


특히나 위에 기술했듯이 저음과 리듬이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몸으로 리듬을 타면서 음악을 듣게 되므로 음악에 대한 공감도는 더 높아진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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