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로서의 뮤지엄museum
1. 혁명과 박물관의 공공화
박물관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시작하게 된 것은 1682년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엘리아스 애쉬몰이 옥스퍼드 대학에 수집품들을 기증하였고 그것들을 지칭하기 위해 박물관이라는 용어가 통용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에쉬몰리언 박물관은 처음에는 학자나 예술가들에게만 허용된 박물관이었지만 시민혁명을 거치며 1845년 의회가 제정한 박물관령에 따라 박물관은 시민들을 위한 교육적인 기관으로 규정된다.
애쉬몰리언 박물관, By Sarah Casey - Own work,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9067727
애쉬몰리언 박물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궁금하다면,
https://en.wikipedia.org/w/index.php?title=Ashmolean_Museum&oldid=711793864
애쉬몰리언 박물관이 직접 소개하는 자세한 역사가 궁금하다면, :)
http://www.ashmolean.org/about/historyandfuture/
프랑스에서도 역시 1750년부터 룩셈부르크왕궁을 국립박물관으로 변경하여 정기적으로 시민에게 공개하기 시작했고 혁명 이후 루브르 왕궁으로 소장품을 옮겨 루브르박물관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시민에게 공개하게 된다. 프랑스대혁명 당시 국민회의는 루브르가 "박물관으로서 국가의 걸작을 전시해야한다"고 선언하며 소장품들이 국가의 소유이자 국가의 주인인 시민들의 소유임을 천명한 것이었다.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궁금하다면,
https://ko.wikipedia.org/w/index.php?title=%EB%A3%A8%EB%B8%8C%EB%A5%B4_%EB%B0%95%EB%AC%BC%EA%B4%80&oldid=14986093
루브르 박물관이 직접 소개하는 루브르가 궁금하다면,
http://www.louvre.fr
2. 혁명으로 맞이한 근대의 상징으로서의 박물관
영국과 프랑스의 혁명으로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으로 태어났다는 사고를 사회에서 공유하게 되고 나서야 비로소 박물관은 공공을 위한 전시를 하게 된 것이었다. 지금 우리가 박물관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전시라는 역할이 사실은 가장 늦게 갖추게 된 박물관의 역할이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박물관은 점차 인간이 만들어낸 가치있는 것들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학문적 연구를 통해 그 가치를 높이고 전시를 통해서 그 가치를 향유하기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개인의 소장품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곳에서 연구의 장으로 그리고 공공을 위한 전시의 공간으로 역할이 확대되었던 애쉬몰리언 박물관, 권력자의 호사스러운 소장품이 국민의 소유이자 국민을 교육하는 역할을 하게 된 루브르 박물관, 드디어 등장한 공공 박물관이자 박물관이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만든 그 존재들 자체가 봉건왕정을 혁명으로 뒤엎으며 단절하고 맞이한 근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루브르궁의 까레 살롱, Giuseppe Castiglione
루브르 대 갤러리 변경 프로젝트, Hubert Robert
3. 박물관의 역사, 인권 보편화의 역사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우리가 처음 살펴봤던 박물관의 정의에 부합하는 박물관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박물관이 공공기관이 된 후에도 현대적 의미의 일반 대중 모두에게 공개되기까지는 또 다시 긴 시간이 지나야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시의 시민은 하층민, 유색인종과 같은 사회의 소수자들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당시 혁명 이후 정부는 박물관을 정부 이데올로기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효과적으로 이용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전에는 소수위 권력자들만 누릴 수 있었던 공간을 이제는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공의 공간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가장 가치롭게 여겨지던 것들을 모두가 관람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그 자체로 구체제와 다른 근대민주주의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엄격한 전시관리와 관람객의 방문과 감상 통제는 결국 일방적인 가치의 판단과 전달 그리고 수동적인 관람의 선에 머물렀다. 더불어 그들은 자신들이 성취한 근대이성의 우월성을 토대로 전세계각지에서 예술품들을 약탈하고 수집하는 것조차 합리화했다.
지금처럼 박물관이 소장품을 수집하면서, 보존관리하면서, 나아가 전시를 하면서도 그 각각의 인간적 가치를 고려하고 모두가 공정하게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기까지는 인권의 보편화를 위한 지난한 투쟁의 역사가 밑바탕에 있다.
다음으론 그 지난한 역사의 한자락과 함께 박물관이 어떻게 변화해갔는가 살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