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 분류로 본 박물관] 이런 것도, 박물관?!?
공공재로서의 뮤지엄museum
지금까지 역사 속에서 박물관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현재의 박물관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본다. 국가주도에서 자본주도로 박물관의 주체가 다양화면서 박물관 자체가 전문화되고 다양화되었다는 것을 이미 여러차례 이야기했듯이 현재 우리나라엔 다양한 박물관들이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미술관, 기록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박물관에 속하는 다양한 공공시설들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들이 박물관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까, 이따금 궁금해진다.
우선은 우리나라의 박물관을 규정하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하 박물관법)을 살펴보면?
박물관은 그 설립·운영 주체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다. (1장 3조)
1. 국립 박물관 : 국가가 설립·운영하는 박물관
2. 공립 박물관 :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는 박물관
3. 사립 박물관 : 「민법」, 「상법」, 그 밖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설립·운영하는 박물관
4. 대학 박물관 : 「고등교육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나 다른 법률에 따라 설립된 대학 교육과정의 교육기관이 설립·운영하는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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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박물관법은 보시다시피 설립과 운영의 주체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 근현대사 속에서 박물관이 정부주도에서 대학주도로 그리고 자본주도로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특성에 따른 분류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수많은 박물관들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하여 법령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사진 순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립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공립박물관(서울시립미술관)
대표적인 사립박물관(간송미술관), 대학박물관(연세대학교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식물원, 수족관, 자료관, 사료관, 유물관, 전시장, 전시관, 향토관, 교육관, 문서관, 기념관, 보존소, 민속관, 민속촌, 문화관, 예술관, 문화의 집, 야외 전시 공원 및 이와 유사한 명칭과 기능을 갖는 문화시설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인정하는 시설에 대하여도 적용한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한 시설은 제외한다. (제5조)
"보존 또는 활용이 가능한 증거물"이나 "무형적 증거물의 경우 부호·문자·음성·음향·영상 등으로 표현된 자료나 정보"를 바탕으로 박물관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와 같은 다양한 시설들도 역시 박물관에 준하는 시설로 인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구분은 박물관의 내용과 소장품에 관련한 구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순대로 대표적인 동물원(서울동물원), 사료관(대한민국 외교사료관)
향토관(금산향토관), 기념관(백범김구 기념관)
민속촌(한국민속촌), 문화의집(한국문화의집), 각각의 출처는 각각의 홈페이지 안내와 소개 자료 참조
학자들의 구분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면, 박물관은 우선 '미술관'과 '미술간 이외의 박물관'으로 구분할 수 있다(조지 엘리스 버코, 큐레이터를 위한 박물관학). 실제 박물관의 역사는 미술품을 중심으로 발전해는데, 미술품 자체가 '인간의 의도적인 창조물'이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소장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점차 인간사의 증거물과 자연계표본으로서의 견본들을 활용한 박물관들이 등장한다(국립중앙박물관의 박물관학강의, 박물관의 설립과 운영). '역사'와 '과학'이라는 주제가 더해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분야들은 그 내부 기준에 따라서 조금 더 세분화되었다. 여기에 덧붙여 각 전문분야 중 2개이상의 분야의 소장품, 전시로 운영되는 박물관은 종합박물관으로 미술, 고고, 지질, 과학 등 한 분야의 소장품, 전시로 운영되는 박물관을 전문박물관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표를 통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외에도 수많은 문화시설이 박물관에 준한다는 것을 알고 놀라신 분들도 의아해하시는 이들도 있지 않을까. 여기에서 다시 한번 박물관에 대한 정의를 되짚어본다.
박물관법에 따르면 "박물관"이란 문화·예술·학문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향유 및 평생교육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역사·고고(考古)·인류·민속·예술·동물·식물·광물·과학·기술·산업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을 말합니다. (1장 2조)
결국 인간이 만든 가치있는 수집품을 바탕으로 한다는 박물관의 정의에 부합할 수 있는 혹은 그에 준할 수 있는 공개전시를 하는 공공시설로서 기능할 수 있는 곳이라면 박물관에 준하는 곳이라고 인정하는 셈이다. 박물관의 역할이자 목적은 바로 그와 같은 자료들을 수집,관리, 보존, 조사, 연구하고 대중에게 공개 전시하여 교육하고 또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공공성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굳이 왜 저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구분을 하나 궁금할 것이다.
위와 같은 구분은 등록요건에 의거한 것이다. 박물관 또는 미술관의 소장자료, 시설 규모 등에 따라 1종 박물관 또는 미술관(종합박물관, 전문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식물원, 수족관이 이에 해당) 2종 박물관 또는 미술관(자료관, 유물관, 사료관, 전시관, 전시장, 향토관, 교육관, 문서관, 기념관, 보존소, 민속관, 민속촌, 문화관 및 예술관이 이에 해당)으로 구분된다. 1종 박물관은 소장자료 100점 이상과 전문직원 1인 이상, 100제곱 이상의 전시실 또는 2000제곱이상의 야외 전시장, 수장고, 사무실 또는 연구실, 자료실(도서실, 강당포함)등을 갖추어야 한다. 2종 박물관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관련자료 60점 이상과 전문직원 1인 이상 82제곱미터이상의 전시실, 수장고와 사무실, 연구자료실, 도서실, 강당 중 1개의 시설을 갖추어야한다.(16조 3항).
사람들은 위의 분류에 있는 박물관, 미술관 혹은 그에 준하는 공공시설들을 어디까지 가보았을까? 그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위의 정의와 분류에서 말하듯 수많은 이들의 그러니까 인간의 가치있는 무엇을 기억하고 공유하는 행위이자 후대에게 전해주는 행위라고 결국은 그 자체로 우리 자신의 인간다움을 즐기고 누리는 행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우리가 박물관과 그에 준하는 수많은 공공시설들을 적극적으로 누리고 또 그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며 참여한다면 박물관의 변화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고도 생각해본다. 박물관과 그에 준하는 공공시설들을 통해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그리고 기억하고자 하는, 후대에게 전하고자 하는 인간적인 가치를 지킬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