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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moon song Jan 01. 2024

미니멀옷장12월차: 기록, 활용, 정리로 잇는 선순환

"의"식 주일상 실험

1. 매일의 옷차림 기록: 미니멀옷장 활용의 선순환

매일의 옷차림 기록은 10월 차 이후에도 12월 31일, 2023년의 마지막날까지도 꾸준히 이어졌다. 7월 중순에 시작해 여름, 가을, 겨울까지 차근차근 누적된 기록은 내 의생활을 얼추 돌아볼 수 있는 데이터가 되었다. 누적된 기록은 매일의 옷차림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다시 기록으로 더해졌다. 내가 몰랐던 나의 취향과 선호를 보여주며 옷장 속의 옷들을 좀 더 활용하는데,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었다.

가을옷도 역시 내가 가진 옷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새로이 업데이트한 가을옷장에서 다른 옷을 골랐다. 그날의 날씨와 상황에 맞는 겉옷을 고르고 전날과 겹치지 않도록 상의와 하의, 혹은 원피스를 조합하면 매번 다른 스타일로 그날의 옷차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아침 기온이 영하와 영상을 오가며 겨울을 알리는 시점이 되자 입지 않고 방치해 둔 가을외투는 하나도 없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겨울외투와 교체할 수 있었다. 겨울이 한창인 지금, 겨울옷도 자연스레 외투를 중심으로 옷장 속의 옷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는 중이다.




2. 미니멀옷장 관리: 가을외투 정리와 겨울외투 업데이트

10월 말 11월 초부터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미니멀옷장 10월 차 여름옷을 정리하고 가을옷으로 미니멀옷장을 업데이트하며 가을옷에 더해 겨울옷들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배치해 둔 덕분에 가을옷과 겨울옷을 조합해 가며 갑작스러운 날씨에 대비할 수 있었다. 그렇게 간소한 옷장이 주는 편리함을 한번 더 실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 기온이 영하와 영상을 오가기 시작해 주말에 날을 잡아 재킷과 점퍼, 트렌치코트 등 가을 겉옷을 정리했다. 세탁소 드라이클리닝과 손세탁을 고민하다가 검색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비교검토해 보고 집에서 손세탁을 하기로 결정하고는 차례차례 재질에 따라 울샴푸와 과탄산소다, 베이킹소다 등을 배합해서 빨고 말리는데 하루, 다음날 한두 시간을 더해 스팀다림질까지 마무리했다. 침대 밑 수납장을 열어 겨울외투수납박스에서 겨울외투를 꺼내고 가을외투를 넣었다. 역시나 지난 일 년간 옷을 정리한 덕분에 가을외투도 여름옷처럼 박스 하나로 끝이었다.

겨울외투를 꺼내어 냄새가 나는 것들은 냄새를 빼주고 구김이 간 것들은 스팀다리미로 원래대로 형태를 잡아준 다음, 코트와 같은 깉 외투는 길이가 긴 원피스칸에, 점퍼나 울재킷과 같은 짧은 외투는 재킷 칸에 걸어주었다. 이것들 역시 일 년간 옷을 정리한 덕분에 무리 없이 행거에 걸 수 있었다. 침대 밑 두 개의 수납장 안쪽 깊숙한 곳에는 각각 여름옷 한 박스, 가을외투 한 박스를 넣어두고 열자마자 손이 닿는 곳에는 각각 두꺼운 겨울니트와 겨울라운지웨어 한 박스와 두꺼운 롱패딩, 점퍼와 무스탕 같은 겨울방한용 외투를 두어 그날의 날씨와 상황에 따라 편히 꺼낼 수 있도록 간단히 정리가 됐다. 삼일 내내 하루에도 서너 번씩 빨래와 손빨래를 해댔던 여름옷정리와 가을옷 업데이트에 비하면 이틀간 두어 번의 빨래와 스팀다림질, 수납장 정리정돈으로 끝난 가을옷정리와 겨울옷 업데이트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3. 미니멀옷장 만들기는 현재진행형

재미있는 건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앞으로도 계속해서 옷을 줄여 나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이미 옷을 줄이며 생겨나는 공간적인 여유와 시간적인 여유, 간편함과 홀가분함을 경험하고 나니 옷이 많을수록 옷을 활용하고 또 관리하는데 공간과 시간,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걸 더욱 실감하게 되고 그러느니 정말로 좋아하는 옷들만 남겨서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편을 낫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나는 새롭게 업데이트한 가을옷장에 걸린 옷들을 하나씩 입어보면서 낡았거나 불편한 옷,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입었을 때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옷들을 골라냈다. 더불어 신발과 가방, 모자와 머플러 등 액세서리들도 함께 매치해 보고 그중에서도 조화롭지 못하거나 불편한 것,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착용했을 때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골라내 함께 정리했다. 그렇게 두 달 남짓한 시간이 지났다. 매일의 날씨와 상황에 따라 입고 활동해 보고 또 관리하며 확인을 해나가며 골라내다 보니 많은 걸 정리한 건 아니었지만 충분히 활용하진 못하면서 갖고 있던 것들이 사실은 필요 없다는 걸 확실히 느끼고 미련 없이 정리할 수 있었다.

이제 1월과 2월에도, 아마도 겨울이 끝날 때까지도 매일 옷을 입어보며 옷을 줄여나갈 것이다. 매일의 옷차림을 기록하고 또 누적된 기록들을 살피며 옷장 안의 옷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또 그때그때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며 재미를 찾아갈 것이다. 지난 일 년간의 경험으로 이 과정들이 내 옷장을 더욱 미니멀하게 만들고 또 스타일을 점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임을 안다. 그렇게 나의 옷장은 사계절을 지나며 나선형으로 순환하며 더욱 미니멀해지겠지. 더더욱 나에게 어울리고 또 내가 좋아하는 옷들로만 채워져 매일 아침 기분 좋게 고른 옷으로 시작하는 하루에 보탬이 되겠지. 그것이야말로 이 일상실험의 목표이자 결과, 최고의 성취인 셈이다.


스스로와 미니멀옷장 만들기라는 약속을 한지 일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나의 미니멀옷장 만들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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