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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text Jun 26. 2023

사장님이 바라는 인재상

그런데 사실은 어디서나 통하는...

 얼마 전에 사장님과 간담회를 할 일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회사생활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사장님에게 질문이나 요청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리 딱딱한 자리가 아니다 보니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무엇인지?" 같은 무난한 질문 위주 질의응답 시간진행되었는데, 간담회에 참여한 사람 중 한 명이 이런 질문을 했다.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훌륭한 인재'란
어떤 사람인가요?



 회사에서 일 잘하면 인재지 뭐가 더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질문자가 저런 1차원적인 답변을 원한 것 같지는 않았다. 확실한 것은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라는 점이었다.


 사장님쯤 되면 이런 류의 질문을 많이 받는 걸까. 꽤나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장님은 그리 고민하는 기색 없이 "나는 세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첫 번째는 업무 역량, 소위 말하는 실력이다.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니 회사의 인재는 기본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너무 당연한 소리라고 생각했는지 이 이상의 추가 설명은 없었다.)


 두 번째는 향상심이다.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 자신이 정해 둔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끈기 같은 것들. "이 정도면 됐다."라고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도 보탰다. 보통 이런 타협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기가 되게 잘난 줄 안다고. ('이 정도 병'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실로 뜨끔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성숙한 내면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가끔씩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동료를 보고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자기가 혼자 하는 것이 속도도 빠르고 퀄리티도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회사가 커지고 담당하는 일의 규모도 점점 커지기 때문에 언제까지 한 명의 개인이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내가 생각한 대로 남을 움직여 일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의사결정권자나 명령권자가 되어 지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타인과의 협의점을 찾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보통 논리적으로 설득을 한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뛰어난 사람들이 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가 논리적인 설득을 믿는 것이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서 설득할 수 있다면 세상엔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테니까. 때로는 감정을 케어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보상을 주기도 하는 길고 어려운 협의의 시간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성숙한 내면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리해 보자면 사장님이 생각하는 '인재'란 (1)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2) 멈추거나 타협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며 (3) 성숙한 내면을 바탕으로 타인과도 잘 협동할 수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음...


 회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사람이 있다면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않을까? 꼭 어느 조직에 속하지 않더라도 저런 사람이라면 자기 개인의 삶도 충분히 훌륭하게 살아낼 수 있곗지. 아마도 눈앞에 저런 사람이 있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그를 나의 롤모델로 삼을 것이다.


 혹시라도 '왜 스스로가 저런 인재가 되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물으신다면 일단 셋 중에 뭐 하나라도 갖추고 생각해 보겠노라 답하겠다. 기왕이면 회사의 인재보다는 내 삶의 인재가 되고싶긴 한데 그 길이 어째 쉬워 보이지가 않는다.


 인재가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그것도 사장님쯤 되는 사람이 바라는 인재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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