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민주당스럽다'는 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경선을 지켜보면서

by 한교훈

새 직장에 다니면서 적응하느라,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원래 말하기보다 글쓰기가 더 편한 사람인데, 글을 못쓰니 가슴 한켠이 답답했습니다. 오랜만에 여유가 있어서 글을 써봅니다.


다시 선거철이 돌아왔습니다. 서울에 사는지라, 서울시장이 누가 될지 궁금합니다. 며칠 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가장 민주당다운 후보’임을 자랑합니다. 특히 박주민∙전현희 후보가 정원오 후보를 공격할 때 주로 사용하는 듯합니다. ‘정원오는 민주당스럽지 못하다’고 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정원오, 박주민, 전현희 후보 (왼쪽부터) ⓒ연합뉴스


‘민주당스럽다’는 대체 뭘 말할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이 말이 나온 배경 사건은 2개입니다. 정 후보가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에 관해 “사법절차가 시민의 뜻을 받든 결과”라고 페이스북 글을 올린 것. 다른 하나는 대권을 바라보면 이상한 일이 생긴다는 취지로 “박원순 전 시장과 오세훈 시장이 똑같다”라고 말한 것.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스럽다’를 이렇게 추론해봅니다. “내란에 맞서 싸우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남은 내란 세력을 척결하는데 앞장선다.” 옳은 말입니다. 민주주의 가치를 짓밟은 윤석열과 내란에 동조한 일당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지요. 덕분에 2년 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190석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박주민, 전현희 의원도 그런 시민들의 부름에 3선 국회의원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두 분은 한 가지를 놓쳤습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아닌 여당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인기 있는 이유는 잘 싸워서가 아닙니다. 대통령이 민생 문제를 강력하고 꼼꼼한 리더십으로 해결해 가기 때문입니다. 국정 지지도가 괜히 과반을 넘어 70%를 바라볼까요.


2025년 6월 20일, 울산 울주군 언양알프스시장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 ⓒ뉴스1


서울시장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와 싸워서 이기려면, 이 대통령처럼 일해본, 일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변하는구나'라는 효능감을 줘야 합니다.


누가 그 효능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고작 토론회 몇 번, 국회의원이나 구청장 시절 해온 일로만 갖고 논할 수는 없지요. 그런 점에서 박주민, 전현희 두 후보도 능력 있고 준비된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특히 정원오 후보를 더 많은 당원과 시민들이 응원하는 데에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날마다 치솟는 물가와 기름값에 보통 시민들은 한 푼이라도 아껴야 살 수 있습니다. 뭐 하나 사기가 무섭습니다. 그야말로 위기의 시대입니다. 자연스럽게 저는 행정도 해본 사람, 거기다 잘한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기를 원합니다.


말이 아닌 성과로 보여준 사람. 조금이라도 현장에서 더 얼굴을 본 적 있고, 실제로 뛰어본 사람을 원합니다. 저는 성동구에 살면서, 정원오 구청장 덕분에 행정의 중요성을 처음 느꼈습니다. 호감이 큽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바라보니까 더 그런 마음이 생깁니다.


세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모두 지켜내려면, 집안 싸움부터 그만 둬야 하겠습니다. 제 살 깎아 먹기입니다. 내부에서 일으킨 파열음이 밖으로 새나가면, 본선 경쟁력은 당연히 떨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네거티브는 절대하지 않겠다"던 정원오 후보는 경선 끝까지 원칙을 지켜 주기를 바랍니다. 다른 후보들도 정 후보를 보고 비방보다는 "내가 뭘 잘했고, 어떤 걸 내세울 수 있을까?"를 돌이켜보길 바랍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은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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