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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진씨 Oct 06. 2022

다시 '통미봉남'의 시대, 대책은 있나

- 잇단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일본 조준한 북한

- 남쪽과 대화 않겠다는 '통미봉남' 의지 엿보여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윤석열 정부, 왕따 당하지 않도록 대책 강구해야"


북한은 오늘 6일에도 중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일의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이 일본과 협력을 공고히 하는 반면 아직 한국과는 직접 소통하고 있지 않다. 얼마 전 해외 순방으로 '외교 참사'라고 평가받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라인이 다시 실험대에 올랐다.


최근 북한은 미국을 겨냥하며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지난 9월 25일 이후 6차례 동안 발사 명분이 대체로 미국과 관련 있다. 한미 연합훈련(25일), 미국 핵항모 훈련(28일), 미 해리스 부통령 출국(29일), 괌 타격(10월 4일)이 그것이다.


이는 남한을 제외하고 미국과만 대화하겠다는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8월 19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고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 제안을 비난한 바 있다. 따라서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은 견제와 함께 미국이 직접 상대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통미봉남이 오늘 이야기만은 아니다. 1994년 북한은 미국과 단독으로 교섭한 결과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적이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중유 공급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약속했다. 이를 두고 당시 국회 노재봉 의원은 "김영삼 정부의 외교정책 실패로 '통미봉남'을 초래했다" 고 비판했다.


이후 북한은 '핵 문제는 미국과만 협상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보수 정권은 물론이고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대화에 나섰음에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지난 9월 한미저널이 공개한 김정은-트럼프 친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관심은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지금까지 통미봉남 구도에서 주도권을 잡은 정부는 없었다. 윤석열 정부 역시 마찬가지로 보인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5일 동맹국의 안보 협력을 위해 기시다 일본 총리와 통화했다. 그리고 오늘 6일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같은 주제로 통화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우리 정부가 윤 대통령이나 국가안보실이 바로 이런 상황을 좀 예의 주시하면서 거기에서 왕따 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뉴욕 순방에서 윤 대통령의 태도 때문에 지금의 한-미-일 공조 관계가 2017년 이전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 핵문제와 한-미-일 공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이다. 한국이 주도할 수 있다면 뉴욕 순방의 암담한 결과를 말끔히 씻을 수도 있다. 반면 과거처럼 일본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가 된다면 비난이 불가피하다. 지난 정부와 비교되는 수모와 함께 외교라인 전면 교체라는 질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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