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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이작가 Jan 08. 2022

아슬아슬한  2022년

40대 중반 아저씨 삶의 고찰 

2022년 내 나이 46살이 되어버렸다. <검은 호랑이 해> 이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호랑이 일러스트의 카카오톡의 문자가 신통치 않게 들리는 한 해가 시작되었다. 그래도 얼마 전 연말 휴가를 보낼 때만 하더라도 하고 싶었던 일들을 번호를 매겨가며 하나하나 완료할 때마다 검은 두 줄로 박력 있게 그으면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작은 성취감을 즐기기도 하였다. 그리고 며칠 차이이지만 새해가 되어 1월이 되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기도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근거 없는 덕담을 남발하기도 하였다. 막상 휴가가 끝나고 다시 현실에 돌아오니 코로나로 인한 관광업은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오미 클론은 증상은 약하다고 하지만 내 주위 친구들도 하나 둘 감염이 되어서 이제 일일 확진자 3천 명이라는 뉴스가 놀랍지도 않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뉴스를 보면 코로나 소식 아니면 한국의 대선 이야기 뿐이다. 유튜브의 먹방과 여행 채널도 서너 편 보면 다 비슷한 것 같고 어느새 한 시간 훌쩍 지나 시간 낭비만 한 것 같아 괜히 공허해진다. 그래서 책을 펼쳤다. 문자를 읽으면서 나의 속도만큼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읽으며 생각을 하니 맘이 좀 정리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쓸 힘이 생겼다. 


올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2022년에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편하게 싶을 때 쉴 수 있을 만큼 돈을 벌고 싶다.(이게 정말 힘든 거다. 바로 부자이지.) 나는 뚜렷한 삶의 철학과 깊이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 하면 우리 가족 먹고 싶은 거 먹고 돈 걱정이 없이 살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 하며 단순하게 사는 사람이다. 자유롭고 품위 있게 살고 싶을 뿐이다.  


올해는 아무래도 <한국 가기 전>, <한국 가서> 그리고 <한국 다녀온 후>로 나누는 게 좋겠다. 한국 가기 전에는 일을 더 벌리지 말고 하던 일을 잘 정리하고 이사까지이다. 그리고 일 년 동안 마음의 양식이 될 독서를 뱃살처럼 비축해두고 시드니 페스티벌 2022를 여행자의 눈과 기자 마인드로 기록해야겠다. 

한국 가서는 일단 아빠 산소를 둘러보고 상속에 관한 등기와 엄마의 노후 계획을 함께 준비하고 와야겠다. 언양 불고기도 먹으러 가고 태화강 100리 길도 걷고 경주로 드라이브도 가겠다. 몇 년 사이에 머리도 백발이 되고 몸도 굽어지고 오래 걷지도 못하는 노인이 되어버린 엄마랑 사진도 많이 찍고 영상도 남기고 싶다. 집에 있는 사진첩들을 잘 정리해서 우리 가족의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다. 


사업적으로 <시드니 이작가> 퍼스널 브랜드를 위해서 마케팅하는 분들의 조언도 받고 출판이나 간단히 로고, 스티커부터 시작해서 마케팅 방법들을 더 배우고 와야겠다.     

한국 다녀와서는 바라기는 관광업이 시작되는 것이고 아니며 이사한 동네로 일자리를 찾든 간에 전력 질주를 해야겠다.   


내 나이 46인데 모아둔 돈도 없고 딱히 내세울만한 이력도 없이 찌질한 아저씨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겁이 난다. 산에 가거나 여행을 간다고 해서 답이 생기는 게 아닌 것 같고 지금 이곳에서 책에서 배우며 올바른 생각을 하며 담대하게 문제를 직시하고 하나씩 하나씩 내 앞에 놓인 2022년을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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