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시드니 창간호
2022년부터는 한 달에 최소 한 개 꾸준히 글을 써야겠다고 느슨한 결심을 해본다. 브런치에서 말한 대로 "꾸준함"이 "재능"으로 빛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래서 매달 시드니의 일상과 뉴스거리를 정리한 <월간 시드니>를 시작한다. <월간 시드니>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시드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담을 수 있도록 1년은 하겠다고 구독자들에게 공언을 하고 나에게 숙제를 주면서 나의 나약함을 다잡는다. 주제 역시 나의 개인적 일보다는 계절도 반대이고 문화도 다른 시드니에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으로 제한하기로 한다. 이제 시작해볼까요?
시드니 1월 1일 시작은 전세계 어디보다도 화려하고 빨라서 유명하다. 하버브릿지와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새해맞이 불꽃놀이는 한국보다 2시간 빨리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물론 뉴질랜드가 더 빠르기는 하지만 유명하지 않으니,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나도 시드니에 살면서도 십 년전에 한번 보러 갔다가 사람들의 어깨만 보고 머리들 사이의 좁은 하늘 위를 수놓은 불꽃을 보고 난 후는 "역시 축구와 불꽃은 TV로 보는 게 제일이구나."라고 생각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로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취소가 되었는데 2022년은 호주 16세 이상의 성인 90%가 백신을 접종하였기에 코로나로 지친 의료진들과 전세계인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자는 취지로 열리게 되었다.
코로나로 관광객이 없고 구역을 지정하여 입장권을 판매하여 인원 제한을 두니 이번 기회가 아니면 불꽃을 볼 수 없겠다 싶어서 마스크륻 두 개나 하고 손길 닿는 곳마다 스프레이를 뿌려가며 자체 방역을 하면서 새해맞이 불꽃을 보러갔다. 결과는 "대박, 오길 정말 잘했다." 우리 부인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말했고 난 이렇게 여유롭게 새해 불꽃을 직관할 수 있어서 가이드로서 스펙을 쌓은 느낌이다. 필력의 한계로 불꽃의 감동은 유튜브 동영상으로 전해드립니다. https://youtu.be/XVqOt5unUg8
이렇게 시드니의 1월은 불꽃축제를 시작으로 하여 1월 26일 오스트레일리안 데이(Australian Day) 까지 학생들은 방학이고 직장인들도 짧게는 2주에서 4주까지 여름 휴가를 떠나는 시기이다. 오스트레일리안 데이는 1788년 영국의 제1 총독, 아서 필립(Arthur Phillip)의 함대가 시드니 록스(Rocks)에 도착한 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개천절이나 독립 기념일처럼 축하하지만 원주민에게 치사하게 나라를 빼앗은 날이기도 하다. 국경일이 지나면 이제 학교들도 개학을 해서 학생들은 학교로 부모들도 직장으로 돌아간다.
올해는 이상하게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기온이 많이 높지는 않은데 보통 30도 이상의 따가운 햇빛이 나의 피부를 찌르고 물기 없는 건조한 바람이 부는 것이 전형적인 시드니 1월 날씨이다. 도심에서 30분만 벗어나면 남태평양 바다의 도시, 시드니에는 해변이 아주 많다. 긴 해변과 레스토랑, 클럽을 자랑하는 본다이 비치, 관광객들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맨리 비치 그리고 팜비치부터 크로놀라까지 아주 다양하다. 몸 좋은 남자들은 파도 위를 미끈한 서핑보드 위에서 곡예를 하고 아찔한 비키니를 입은 여자들은 선탠을 하며 몸매를 과시한다. 아이들은 락풀에서 수영을 하거나 파도에 배를 치면서 잘 노는 것을 보면 한국의 워터파크는 비교를 하지 못한다. 여기는 백프로 리얼이고 누구나 환영한다.
직장인들이 빠진 시드니 도심에서는 시드니 페스티벌을 연다. 무려 1977년부터 시작되어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연극, 뮤직 페스티벌을 한 달간 시드니 전역에서 펼쳐지는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축제이다. 아쉽게도 지난 이 년간 코로나로 보태닉 가든 별빛 극장의 오페라와 도메인의 뮤직 콘서트는 취소가 되었지만 여전히 마스크 안에서 웃음을 찾고 예술적 영감을 받을 작품들이 많다.
1월에 호주 뉴스에 계속 나오는 인물이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 테니스 선수)이다. 정치가 불안하고 경제난에 가난한 세르비아의 국민 영웅이고 세계랭킹 1위인 조코비치는 작년의 호주 오픈의 우승자이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 중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호주 오픈 경기는 매년 1월 멜버른(Melbourne)에서 개최된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았고 작년 12월에 코로나에 걸려서 백신 면제 허가를 받고 입국했다고 해명했지만 호주 정부는 이미 입국한 조코비치의 비자를 취소하였다. 굴하지 않고 소송끝에 연방법원은 비자 취소는 위법으러 결정하여 조코비치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코트에 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이민부 장관의 권한으로 다시 비자를 취소하였다. "호주정부는 조코비치한테 왜 이러냐?"며 볼맨소리를 하기도 하고 많은 테니스 팬들은 세계랭킹 1위의 플레이를 못 본다는 아쉬움을 표현한다. 하지만 스콧 모리슨과 호주사람들은 지난 2년 코로나로 인해서 국경이 닫히고 해외여행이 금지된 상황에서 어떤 이는 가족의 장례식도 참석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일도 있었는데 테니스 스타에게만 특혜를 준다면 호주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정(Fair)라는 가치에 반역하는 것이므로 원칙을 고수해야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 융통성없는 호주인들이다. 원칙의 대가는 비싸지만 지켜야지만 다문화국가 호주가 조화롭게 살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업데이트를 안할수가 없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백 명 미만으로 시작하였는데 이제는 확산이 워낙 쉽고 많아서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6만 명 수준이라고 한다. 델타 감염자는 뉴스에나 볼 정도였는데 오미크론은 내 주위에도 쉽게 확진자를 찾을 수 있을 정도이다. PCR 검사는 몇 시간을 줄을 서서 기다려아하므로 이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자가로 할수 있는 RAT 검사로 대체되고 있고 1월 안에 시드니 인구의 20% 감염이 되어 일주일을 감기처럼 앓다가 스스로 면역이 생겨 회복되는 정말 위드코로나 시대의 서막이 열린 것 같다. 일단 시드니의 1월은 여기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