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브루니 찍고 호바트까지
2022년 2월은 나에게 정리정돈이 필요한 시기이다. 사용하지 않고 쌓아뒀던 물건뿐만 아니라 감정, 인간관계까지 버리고 필요한 것만 미니멀하게 남겨두고 제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3년 살던 아파트에서 짐을 다 빼서 창고에 맡겨고 두고 한국을 다녀올 것이고 그사이에 집 공사가 끝나면 입주도 해야 된다. 또 그쯔음엔 2년간 아르바이트로 하던 일들을 그만두고 이제 본업 관광업으로 복귀하기도 기대한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리정돈을 하고 있다.
버려야 정리가 되고 새로운 게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정리정돈을 잘해서인지 새로운 것이 들어갈 여유가 보이고 일상이 깔끔하니 좀 어지럽혀도 되겠다는 일탈의 욕구가 생겨서 우리는 타즈마니아로 갔다. 같이 여행을 하는 부부도 내 또래에 애 없는 커플이라 성인 4명이서 4박 5일을 애 만들 시간도 없이 재미있게 보냈던 기억들을 이곳에 정리해본다.
시드니에서 타즈마니아 호바트로 비행기 2시간이면 갈 수 있지만 코로나로 지난 2년간 다른 주로의 여행이 금지가 되기도 했고, 특별한 이유가 없어서 10년 만에 타즈마니아에 간다. 이번에는 생긴 특별한 이유라 함은 함께 가는 주석 형님의 대부께서 굴 농장(Oyster Farm)을 하니 싱싱한 굴(Paciifc Oyster)을 맘컷 먹자는 1차 목표와 늦여름 체리가 정말 크고 다니 체리 많이 먹고 박스로 사 오자는 2차 목표 그리고 여류롭게 이곳저곳을 구경하자는 3차 목표를 가진채 비행기를 탔다. 결국은 굴과 체리 실컷 먹고 놀자는 애기다.
야호, 2022년 1월 31일, 2년 만에 비행기를 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업된다. 호바트 공항에 내리니 따뜻한 햇살이지만 청령하고 시원한 남극의 내음이 가득한 공기가 가슴속 깊숙이 들어온다. 백두산 천지에서 사이다를 마셨을 때의 청량함이라고 할까? 몸속에 묵은 변이 내려가는 시원함이라 할까? 공기 좋지. 같이 가는 멤버 편하지. 40 중반 아저씨 아줌마 4명이서 벌써 신이 났다.
렌터카를 픽업하고 첫날 섬 속에 또 다른 섬 브루니 아일랜드로 간다. 우리 커플은 굴 농장 가서 굴요리를 먹고 주석 형은 유람선을 탔다. 3시간 뒤 다시 만나서 전망대에 올랐는데 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얼굴이 굴 빛이 되어 돌아왔다. 조금 한 배에서 남극의 찬바람에 신고식을 호되게 했다고 한다. 배 멀미 안 하려고 먹은 멀미약 때문에 추운데도 몽롱하니 잠들어 연신 배 기둥에 머리를 찧을정도라니
숙소로 가기 전에 블랙맨스 비치(Blackman's Beach)에서 퓨전 아시안 음식을 먹었다. 코코넛과 커리앤더가 들어간 락사와 매꼼한 연어 요리가 첫째 날 잠에 설치고 긴장한 이방인들의 허기를 달래주고 기운을 복돋아줬다. 그리고 어느새 밤이 되어서 웰링턴 산이 우리를 내려보고 있었고 우린 엄마품처럼 편히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