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인간 존엄성의 원천은 '자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따지자면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겠지만, 핵심적으로 한 개인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특정한 동기, 즉 선호하는 경향에 따라 본인이 보기 좋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자유'의 의미일 수 있다. 안타깝지만 죄를 저지르는 상황 앞에서도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특정한 동기와 선호도를 통한 의지를 통하여 '자유'가 발휘된다. 인간은 고귀한 존재다라고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은 '자유의지'인데, 우리의 자유의지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
인간은 개가 토한 것을 도로 먹는 듯한 어리석은 본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영역이든 간에 인간에겐 나약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며, 추악한 본성과 이중성을 지닌 복잡 미묘한 존재임은 틀림없다. 인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그렇다. 선과 악의 두 개념이 명백하게 인간의 마음 한가운데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과, 선과 악의 대립을 통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시도를 하루에 수십 번을 해야 하는 존재임을 볼 때 결코 단순하게 볼 수 없다.
과거에는 선과 악의 개념이 명확했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선과 악의 개념이 서서히 흐려지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인간은 올바른 동기와 생각, 의지를 통해 자유를 통하여 바른 결과를 표출해야 하는 존재인데, 요즘엔 악의 개념이 과거의 서사와 상대적이라는 이유로 "그럴 수도 있다"는 식의 개념이 자리 잡혀 좀 더 쉽게 나쁜 행동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올바른 동기를 이야기했을 때 대다수가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것, 그것이 참으로 맞다고 할 수 있는 사실들이 "과연 그 사과를 먹지 말라고 했나요? 식의 질문으로 인하여 하나씩 해체되어 가면서, 기존의 옳은 것들은 낡고 고리타분한 사상, 지식으로 치부되는 경향성이 짙어지기도 했다.
올바른 자유의 의미와 동기와 경향성, 그러한 의지를 통한 행동을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개인적 삶에 적용되기 위해선, 빠르게 변화하는 사상과 시대정신에 맞설 줄 알아야 하며,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생각들을 끊임없이 해체하고 파헤쳐서 더 나은 답을 찾아야 함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말을 의심하고 참으로 맞는지 따져보아야 하는 것과 동시에 나의 생각도 정말 옳은 것인지 끊임없이 분석하고 생각해야 함을 의미한다.
스스로 정립한 것을 믿는 것조차 불신한다는 것이 개인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꼴일 수 있지만, 사회 질서와 개인의 내면을 파괴하는 (양의 탈을 뒤집어쓴) 철학들과 사상들이 우리를 철저히 기만할 수 있단 점에서 이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지 모른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처절한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었다면, 현시대는 수많은 희생을 통해 쟁취한 자유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앞으로 인류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 자유의지 사용 범위가 '과학기술'로 인하여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현상이 벌어질지도 모른다.